홍명보호 운명의 날…간절한 남아공·폭염 뚫고 '4번째 토너먼트' 간다

[월드컵] 오늘 오전 10시 남아공과 A조 최종 3차전
무승부 거둬도 32강 확정…최근 '조 3차전 2연승'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민재와 황인범이2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24 ⓒ 뉴스1 박지혜 기자

(몬테레이=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홍명보호 운명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 월드컵사 통산 4번째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곧 펼쳐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위치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토너먼트행 티켓이 걸린 중요한 승부다.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석패, 1승1무 승점 3점으로 멕시코(2승 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남아공은 멕시코와의 첫 경기서 0-2로 패했으나 2차전에서 체코와 1-1로 비기며 1무1패(승점 1)로 토너먼트 진출 희망을 살렸다.

한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른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멕시코도 '가능성'이 있기에 아주 작은 안일함도 없이 임해야 할 경기다.

남아공 축구 국가대표팀 휴고 브로스 감독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6.6.24 ⓒ 뉴스1 박지혜 기자
역사 앞에 선 남아공, 그들도 간절하다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휴고 부르스 남아공 감독은 "한국은 아주 잘 만들어진 팀이다. 강한 상대다, 그래도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서 "쉽다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은 경기지만, 상황은 쉽다. 우리는 이겨야 한다. 내일 한국을 꺾으면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남아공은 이번 대회가 통산 4번째 월드컵 본선이다. 1998 프랑스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를 밟은 남아공은 2002 한일 월드컵까지 2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2010년 자국 대회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3번째 월드컵을 치렀다. 하지만 이후 번번이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다 16년 만에 다시 세계인의 잔치에 초대됐다.

남아공은 앞선 3번의 대회 모두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했다. 북중미 월드컵 역시 2차전이 끝난 현재 조 4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생존 경우의 수'가 남아 있다.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고, 같은 시간 열리는 멕시코와 체코의 경기에서 체코가 승리한다는 조건을 갖춘다면 한국은 4위로 탈락하고 남아공은 생존할 수 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홍명보 감독 역시 "2차전까지 치른 상황은 나쁘지 않으나 그렇다고 지금 위치가 크게 도움 될 것도 없다. 남아공은 까다로운 팀이다. 그리고 비겨도 된다는 자세가 우리를 어려움에 처하게 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해야 한다"며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훈련에 앞서 GPS 트래킹 장비를 착용하기 위해 상의를 벗고 있다. 2026.6.24 ⓒ 뉴스1 박지혜 기자
확 달라진 기온…새로운 변수 '폭염'

두 팀 모두 간절하게 뛸 이번 경기의 중요한 변수는 '날씨'다.

쾌적했던 과달라하라와 달리 몬테레이는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멕시코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몬테레이 낮 최고 기온은 36도까지 오른다.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7시는 조금 떨어지겠으나 그래도 뛰기에는 벅찬 날씨다.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몬테레이 기온은 특별하다. 굉장히 덥다. 현역 시절까지 떠올려 봐도 이 정도 고온은 누구라도 적응하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아프리카 팀이라 더위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고 넋두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자신감을 피력했다.

홍 감독 역시 "이정도 고온과 습도에 100%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몬테레이의 날씨가 이렇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고지대 적응'에 노력한 만큼 폭염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했다. 선수들이 이 더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 했다.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2.3 ⓒ 뉴스1 이광호 기자
한국 월드컵사 4번째 토너먼트 진출 쓴다

지금껏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했던 경우는 3번뿐이다. 4강까지 올랐던 2002 한일 월드컵과 원정 대회 첫 16강 이정표를 세운 2010 남아공 대회 그리고 '벤버지'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일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다.

남아공전에서 승점을 획득하면 2026 북중미 대회는 조별리그를 통과한 4번째 월드컵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3차전의 좋은 기억이 다시 반복되어야 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꽤 선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3차전 통산 기록은 10전 3승2무5패다. 특히 최근 두 대회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1, 2차전을 모두 패한 상황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해야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2-0 완승을 거뒀다. 2022 카타르 대회 때 벤투호도 1무1패 좋지 않은 기록으로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 임했는데 2-1로 승리,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남아공과의 대결은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3연승과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기회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