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동료서 적으로' 한국 공격수 황희찬 vs 체코 수비수 크레이치

울버햄튼 선수들…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서 격돌
체코 젊은 주장…"선수 특징 대표팀에 공유할 것"

울버햄튼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황희찬(가운데)와 크레이치가 이제 적으로 만난다. 한국의 공격수와 체코 수비수의 대결이 곧 펼쳐진다. ⓒ AFP=뉴스1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월드컵은 국가대항전이다. 따라서 클럽에서 한솥밥을 먹다 각자의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출전, 적으로 맞닥뜨리는 일이 발생한다. 한국 선수들도 해외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그런 케이스가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북중미 월드컵 첫판부터 '동지에서 적으로' 상황이 펼쳐진다. 대회 성패의 분수령이 될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의 공격수 황희찬과 체코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맞대결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두 선수는 잉글랜드 클럽 울버햄튼의 동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현지시간 8일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도시 사포판에 위치한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부터 최소 시간만 미디어에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한 대표팀은 이날도 초반 15분 오픈한 뒤 비공개로 전환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황희찬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6.9 ⓒ 뉴스1 임세영 기자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황희찬은 "아픈 곳 전혀 없이 컨디션 좋다. 최고참인 (김)승규 형부터 훈련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는 (강)상윤이까지, 모두가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표팀 경기는 언제나 그렇지만, 월드컵은 더더욱 결과가 중요하다. 특히 1차전은 반드시 결과를 잡아야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홍명보호는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는데, 황희찬은 그 중요한 승부에서 소속팀 절친 크레이치와 적으로 만난다.

크레이치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 체코 대표팀의 주장이다. 1999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크레이치는, 전임 캡틴 토마시 소우체크가 월드컵 예선 지브롤터와의 홈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논란과 갈등이 커지면서 주장직을 물려받았다.

체코는 크레이치가 완장을 찬 3월 플레이오프에서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모두 승부차기 끝 따돌리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는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 조 편성 결과 울버햄튼 동료 황희찬이 속한 대한민국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됐다.

크레이치는 지난 5월 FIFA와의 인터뷰에서 "본선 첫 경기 대진이 확정된 뒤 황희찬과 농담을 주고받았다"면서 "한국전은 정말 흥미롭고 기대된다. 전혀 다른 팀 문화를 가진 이들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희찬 역시 크레이치와의 만남을 고대했다.

체코대표팀 주장 크레이치 ⓒ AFP=뉴스1

황희찬은 "크레이치는 팀에서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평소에도 따로 이야기 많이 하는 선수"라면서 "조 추첨이 결정됐을 때 서로 '우리가 이긴다'면서 장난도 많이 쳤다"면서 "전술적인 내용 말고, 최종예선 과정이나 팀의 이런저런 상황 등도 이야기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크레이치는 똑똑한 선수고 전술 이해도도 뛰어나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많이 의지하는 선수"라고 경계심을 드러낸 뒤 "좋은 선수지만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가 많다. 동료들에게 (크레이치의)디테일한 것을 말해줘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이 해외리그에 진출하면 일단 당사자들에게 이롭지만, 대표팀도 도움을 받는다.

황희찬은 2차전에서도 '옛 파트너'를 만난다. 개최국 멕시코 대표팀에는 과거 울버햄튼 공격진에서 황희찬과 함께 호흡한 라울 히메네스(풀럼)가 있다.

황희찬은 "(토트넘 시절)흥민이 형과 케인처럼, 히메네스와 나도 호흡이 잘 맞았고 좋은 장면도 만들었던 친한 사이"라면서 "월드컵 무대에서 히메네스를 만나면 더 반가울 것 같다. 과거 히메네스와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었는데 실제 이루어지면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특별한 감정을 밝혔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