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엘살바도르전도 '가짜 등번호' 착용…"간절하게 준비"

월드컵 공식 배번과 다른 번호 달고 마지막 평가전
상대에 혼선 주기 위한 트릭…과거 대회 때도 활용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 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에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5.31 ⓒ 뉴스1 임세영 기자

(프로보(미 유타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가짜 등번호'를 달고 뛴다.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본선 상대국에게 혼선을 주기 위함이다.

과연 이런 소소한 '트릭'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반문하는 팬들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10시(현지시간 3일 오후 7시)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학교(BYU) 사우스필드에서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갖는다.

진짜 최종 모의고사다. 홍명보호는 이 경기를 끝으로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 일정을 마무리한다. 대표팀은 경기 이튿날 회복 훈련 정도만 진행한 뒤 현지시간 5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지난달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둔 대표팀은 다시 한번 시원한 승리로 자신감을 충전, 결전의 땅을 밟는다는 각오다.

이날 대표팀은 가짜 등번호를 달고 뛴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지난 2일 본선 참가 48개국 선수들의 명단과 등번호를 공개했는데 엘살바도르전에서는 공식 발표된 것과 다른 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31 ⓒ 뉴스1 임세영 기자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도 그랬다. 손흥민은 자신을 상징하는 7번 대신 13번을 달고 세리머니를 펼쳤고 신예 수비수 이기혁은 공격수의 번호인 9번을 등 뒤에 붙였다. 3번이 익숙한 센터백 김민재는 16번을 달았고 조규성이 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후반 필드를 밟아 멀티골을 터뜨렸다.

엘살바도르와의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속임수를 쓴다. 조규성은 14번으로 번호를 바꿨고 김민재 역시 이번에는 2번이 찍힌 유니폼을 입는다. '이을용 아들' 이태석이 7번을, 이재성은 8번, 황인범은 24번 유니폼을 착용한다. '신데렐라' 중앙 수비수 이기혁은 이번에 10번으로 변신한다.

평가전 유니폼에는 선수 이름 이니셜은 빠지고 숫자만 적힌다.

'거짓 등번호'를 착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월드컵에서도 대회 직전 평가전 때 기존에 달던 번호와 다른 배번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만 그러는 것도 아니라 적잖은 국가들이 본선을 앞두고 종종 활용한다.

물론 손흥민이나 이강인, 김민재 등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선수들은 큰 의미 없는 속임수다. 하지만 아직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을 '숫자'로만 파악해야하는 상대에게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런 트릭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뭐라도 해보고 싶은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간절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대표팀 최종 등번호

△FW = 손흥민(7번·LA FC), 조규성(9번·미트윌란), 오현규(18번·베식타스)

△MF = 이기혁(3번·강원), 황인범(6번·페예노르트), 백승호(8번·버밍엄), 이재성(10번·마인츠), 황희찬(11번·울버햄튼), 배준호(17번·스토크), 이강인(19번·PSG), 양현준(20번·셀틱), 김진규(24번·전북), 엄지성(25번·스완지), 이동경(26번·울산)

△DF = 이한범(2번·미트윌란), 김민재(4번·바이에른 뮌헨), 김태현(5번·가시마 앤틀러스), 이태석(13번·아우스트리아 빈), 조위제(14번·전북), 김문환(15번·대전), 박진섭(16번·저장), 설영우(22번·즈베즈다), 옌스 카스트로프(23번·묀헨글라트바흐)

△GK =김승규(1번·도쿄), 송범근(12번·전북), 조현우(21번·울산)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