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월드컵행에 아버지 이을용 "아내가 마음 졸여…다 쏟아내길"
2002 4강 신화 이을용 아들 이태석, 북중미 대회 승선
차범근-차두리 이어 '한국 2호' 부자 월드컵 출전 도전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인 이을용(51) 전 경남FC 감독의 큰 아들 이태석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 올렸다. 출전 여부를 말하긴 이른 시기지만, 일단 차범근-차두리 부자에 이어 한국 축구 역대 2호 '부자(父子)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태석은 지난 16일 발표된 26명의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꾸준히 왼쪽 측면 수비 자원으로 발탁돼 본선 진출에 이바지했던 이태석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역 시절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했던 이을용 감독은 2002 월드컵 4경기와 2006 독일 월드컵 2경기 등 총 6번의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전했다. 이제 2002년에 태어난 아들 이태석이 아버지의 배턴을 이어 꿈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 부자가 월드컵에 출전한 사례는 차범근-차두리 부자가 유일하다. 아버지인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1986 멕시코 대회에 나섰고 아들 차두리 화성FC 감독이 2002·2010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아들 이태석의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을 축하한다는 말에 아버지 이을용 감독은 그저 웃기 바빴다.
1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감독은 "자기가 열심히 해서 뽑힌 것인데 내가 뭐…"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다가도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당연히 긴장됐다. 긴장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나보다 우리 아내가 더 마음을 졸였다"면서 솔직한 마음도 전했다.
이을용 감독은 "떨리는 마음으로 명단 발표를 지켜봤는데, 기쁘고 행복했다. 대견한 마음"이라면서 "달리 해줄 말이 뭐 있겠는가. 이제 잘 준비해야하는 일이 남았고 만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 쏟아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이태석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일취월장한 젊은 피다. 2024년 11월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을 통해 데뷔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2025년부터 꾸준히 홍명보호에 승선했고 경기를 거듭하면서 주전급 좌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초반에는 다소 투박함이 보였으나 A매치 횟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안정감이 쌓였고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을용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이태석으로 조명되던 그는 2025년 8월 오스트리아리그 아우스트리아 빈에 입단하면서 유럽 진출까지 성공했다.
"아빠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오스트리아로 나간 이후로는 그래도 좀 성장한 것 같다"며 흐뭇함을 숨기지 않은 이을용 감독은 "체력도 좋아졌고 힘도 붙은 것 같다. 아무래도 큰 무대에 나가면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데,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제 24세 젊은 피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발전해야하고 그럴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한 선수다. 이 감독은 "당연히 아빠보다 낫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어야한다"면서 또 웃었다. 북중미 월드컵은 '더 좋은 선수'로 가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는 무대다.
이을용 감독은 "지금부터는 몸 관리가 중요하다. 경기에 뛸지 안 뛸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진 것을 다 보여줬으면 싶다"고 말한 뒤 "고지대 경기가 변수다. 공이 쭉쭉 뻗어나가고 정신없다. 공격하러 올라갔다가 수비 전환을 위해 내려오려 하면 몸이 무거운 게 느껴진다. 체력적으로 더 잘 준비해야할 것"이라면서 선배로서의 조언도 덧붙였다.
이 감독은 "월드컵은 긴장감이 확실히 다르다. 월드컵을 경험했던 선수도 월드컵은 또 긴장된다. 그럴수록 경기에 집중해야한다. 뛰다보면 조금씩 긴장이 사라진다"고 말한 뒤 "여러 말이 필요하겠는가. 자신이 늘 꿈꾸던 월드컵에 나서는 것이니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응원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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