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타임' 송시우, 아픈 딸 지키려 은퇴…"분명 건강하게 자라줄 것"
[인터뷰] '극장골' 유명한 특급 조커
"끝까지 포기 않던 선수로 기억되길"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송시우(33)의 축구선수 시계가 멎었다. 경기 종료 직전 극적 골을 터뜨려 '시우 타임'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송시우는 은퇴를 알리며 "끝까지 포기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시우는 20일 SNS를 통해 직접 은퇴를 발표했다. 2016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 서울 이랜드FC(임대)와 경남FC를 거치면서 2025년까지 활약한 그는 K리그 통산 230경기 27골 10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송시우는 주로 조커로 투입돼 후반 막판 극적 동점골 혹은 결승골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득점 후 자신의 손목을 가리키는 골 세리머니로 '시우 타임'이라는 별명을 가진, 확실한 캐릭터를 가진 선수였다.
그는 지난 시즌 경남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예상보다 일찍 축구화를 벗었다. 사정이 있었다.
송시우는 은퇴 발표 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소중하고 사랑한 딸 유이가 많이 아픈 채 태어났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두 달 가까이 입원했던 유이는 기적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많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사를 고백했다.
이어 "유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늦더라도 반드시 남들처럼 건강하고 예쁘게 커 줄 것이라 믿는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송시우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유도 딸을 위해서다.
그는 "아이를 두고 경남에서 혼자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면서 "사연을 들은 경남 구단에서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배려해 줘서 계약 해지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인천, 잠실, 신촌을 오가며 주 4회 아이의 통원 치료를 함께하고 있다.
"주변에선 은퇴가 너무 이르다며 만류도 많이 했다. (그라운드에 대한) 미련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미련보다, 아버지로서의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는 송시우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힘이 있었다.
계획보다 이른 은퇴였지만 그는 덤덤했다. 송시우는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K리그에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는데 이렇게 멋진 별명(시우 타임)과 색깔이 있었다는 게 영광이다.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시고, 시계를 가리키며 웃어주신 순간들이 선수 생활을 하며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종료 직전 희망이 없던 순간에도 극적 골을 넣었던 만큼, 항상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대를 품게 했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시우는 딸의 치료에 집중하는 한편, 프로에서 오랜 시간 뛰었던 인천에서 유스 스카우트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새로운 일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처음으로 노트북도 사고, 독수리 타법으로 보고서도 쓰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오래 있었고, 내가 잘 알고, 애정을 가진 팀을 위해서 다시 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이제 선수는 아니지만 유스 스카우트로서 다시 한번 '시우 타임'이 올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