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평정' 김상식 돌풍…베트남 축구 이끌고 3연속 우승 도전

18일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서 태국과 격돌
미쓰비시컵, AFF챔피언십 이어 다시 우승 노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 진출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베트남 축구를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이 부임 후 3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 박항서 전 감독이 '쌀딩크' 열풍을 일으킨 것 이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지도자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식사마' 김상식 감독이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태국에서 열린 2025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을 2-0으로 꺾고 최종 무대에 진출했다.

SEA 게임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참가하는 '미니 아시안게임'격 종합 대회다. 남자축구 종목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처럼 U-23 대표팀이 출전한다.

베트남은 대회 첫 경기에서 라오스를 2-1로 꺾었고 말레이시아까지 2-0으로 완파한 뒤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최근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고 평가받는 필리핀마저 제압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상식 감독은 미쓰비시컵, AFF 챔피언십에 이어 SEA 게임까지, 1년 사이 3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2024년 5월 베트남 축구협회와 계약한 김 감독은 올 1월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서 베트남 A대표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5월 베트남 U23 대표팀과 함께 참가한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제압하고 우승,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부임 6개월 만에 동남아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축구대회를 제패한 쾌거였다.

베트남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김상식 감독. 부임 후 3번째 우승을 노린다.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당시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했다. 치료실에서 농담하고 생활 속에서 장난도 치면서 벽을 없앴다"면서 "한국에서 공수한 인삼이나 화장품 등으로 선물 공세도 펼쳤다. 운이 좋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특유의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에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을 어떻게 한 팀으로 발전시킬지, 그들에 맞는 전술은 무엇일지 고민했다"면서 "물 먹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까지 계산해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단발적인 성과는 '운'의 도움을 이야기할 수 있겠으나 3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은 분명 노력과 준비의 대가다. 2개 대회 정상에 오른 뒤 6개월 만에 다시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김상식의 베트남은 이제 개최국 태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게 된다.

결승전은 오는 18일 오후 9시30분에 열린다. 홈 관중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고 싸울 라이벌 태국마저 제압한다면 '식사마'에 대한 평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상식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과 집중력을 높이 평가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결승전에서도 상대나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축구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