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수비수 표적된 에이스 이강인, '거친 파울'에 평정심 필요
볼리비아전 강한 압박 속에서도 발군의 플레이
의도적 파울에 흥분, 불필요한 대응 아쉬워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지난 14일 볼리비아전의 가장 큰 소득은 '결과'를 챙겼다는 것이다. 답답했던 전반전 45분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이었으나 결국 가장 필요한 승리는 거뒀다.
최전방 공격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골 체증을 뚫어낸 손흥민,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간절함으로 쐐기골을 터뜨린 조규성이 몫을 해내며 2-0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두 선수에 가려졌으나 함께 칭찬이 필요한 선수가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예상보다 강하고 적극적인 볼리비아의 압박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허둥거릴 때 남다른 볼 간수와 탈압박, 정확하고 적절한 전환 패스 등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이제 이강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다. 상대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볼리비아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이강인을 마크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파울도 있었다. 괴롭힘이 지속되자 이강은이 잠시 흥분한 모습도 보였는데, 이런 장면은 상대가 바라는 바다.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이런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한다. 에이스의 숙명이다.
볼리비아전에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중앙과 측면을 수시로 오가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중원의 키플레이어 황인범의 부재로 양질의 패스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자 스스로 낮은 위치로 내려가 공을 받아 운반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볼리비아와의 경기 전반전에서 한국은 생각보다 손발이 맞지 않았다. 최근 주로 사용하던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해 선수들이 혼선을 겪은 탓도 있었고 황인범과 백승호 등 경험 많은 중앙 미드필더의 부재도 영향을 줬다. 그리고 예상보다 강도 높던 볼리비아의 압박도 선수들을 당황시켰다.
불안한 볼 터치와 수많은 패스 미스가 나온 것은 빠르게 대시하는 상대 수비를 신경 쓴 탓이다. 공의 소유권을 너무도 쉽게 넘겨줬으니 우리 뜻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강인이 공을 잡았을 땐 달랐다.
최근 PSG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으면서 경기 감각이 좋아진 이강인은 시쳇말로 발에 공을 붙이고 다니는 드리블로 활로를 개척했다. 볼리비아 선수들 2~3명 제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자, 정상적인 수비로 막기 힘들다는 것을 파악한 볼리비아는 거친 파울로 심리전을 펼쳤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만으로도 피로감이 컸는데 평가전인 것을 감안한 주심이 어지간한 파울은 넘어가는 운영을 펼쳤으니 이강인도 흔들렸다.
전반 막바지 과하다 싶은 장면에서 반칙이 선언되지 않자 이강인은 벌떡 일어나 공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 선수를 향해 쇄도했다. 거친 충돌과 함께 이강인을 향한 휘슬이 울렸고,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장면도 벌어졌다.
사실 대표팀과 이강인 입장에서 아찔했던 순간이다. 대회 중이라면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만약 이강인에게 옐로카드가 주어졌다면, 그래서 누적으로 퇴장이 되거나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나왔다면 크나큰 타격이다.
이강인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비슷한 타깃이 될 공산이 크다. 상대도 이강인이 에이스라는 것을 알고 나온다. 당장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와의 경기에서도 이강인은 경계 대상 1호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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