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불안' 속 볼리비아전…'만능키맨' 이재성이 빛나야 할 시간

홍명보호, 14일 저녁 대전W서 볼리비아와 평가전
공수 아우르는 역할 필요…센추리클럽 기념식 예정

102번째 A매치를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의 팔방미인 이재성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15년 3월27일은 팔방미인 미드필더 이재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날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발탁된 프로 2년차 이재성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4년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신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영리하고 담대한 플레이로 종횡무진 필드를 누빈 이재성은 손흥민과 함께 좌우 날개로 활약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동시에 높은 위치에서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팀에 헌신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까지 이재성의 플레이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내가 본 경기 중에서 가장 잘했다.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고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장면에서도 좋았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다.

강산도 변할 만큼 시간이 흘렀으나 이재성의 플레이는 그대로다. 여전히 많이 뛰고,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일품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수 밸런스'를 갖췄다는 찬사는 유효하다. 달라진 것은 A매치 기록이 100번 넘게 쌓였다는 것이다. 다재다능한 이재성이 데뷔전을 치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02번째 A매치를 펼친다.

2015년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 10년 넘게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볼리비아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나흘 뒤에는 서울로 장소를 옮겨 가나와 겨룬다.

12월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펼쳐지는 마지막 A매치 일정으로 여기서 포인트를 잘 쌓아야 바라는 '포트2'를 사수할 수 있다. 한국의 현재 랭킹은 22위이고 23위까지 2포트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전이지만 결과가 중요한 일정인데 온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특히 중원에 누수가 많다. 전술적 구심점으로 통하는 황인범과 공격적인 패스와 중거리포 능력을 갖춘 백승호가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앞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박용우의 공백을 포함하면 중요한 카드 여럿을 잃었다.

김진규를 비롯해 원두재, 옌스 카스트로프, 권혁규, 서민우 그리고 센터백을 겸하는 박진섭 등이 3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묶어도 새 조합에 가깝다. 호흡이나 안정감이 우려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선은 이재성으로 향한다.

이재성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어디서든 몫을 해내는 선수다. 날개 공격수든 원톱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든 충분히 자기 역할을 소화한다. 안정적인 볼 간수와 연계 플레이, 돌파력과 크로스 능력은 물론 스스로 마무리 짓는 슈팅까지 다양한 장점을 갖춘 덕이다.

그러면서 수비까지 잘한다는 것이 이재성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일단 많이 뛴다. 동시에 영리하게 뛴다. 이재성이 인터셉트가 많은 것은 공의 흐름과 상대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비 잘하는 공격자원, 1인 2역을 소화한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중원에 누수가 있는 상황에서 이재성이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쳐야 승리 확률이 올라간다. ⓒ News1 김도우 기자

3선에 불안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상적인 '공수 밸런스'를 갖춘 이재성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보다 요구되는 경기다. 이재성을 아예 3선으로 내려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늘 그랬듯, 대표팀의 아쉬움을 긁어주는 '만능키' 역할을 해줘야한다.

이재성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경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브라질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재성을 위한 기념식을 볼리비아전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성의 102번째 A매치인 볼리비아전 장소가 그가 데뷔전을 치른 대전월드컵경기장이라 더 특별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10년 넘게 활약한 이재성. 102번째 A매치에서도 그는 여러 곳에서 빛나야한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