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1위' 확 바뀐 전북현대, 2관왕으로 확실한 마침표 찍는다
지난해 10위 악몽 딛고 성적+흥행 다 잡아
12월6일 광주FC와 코리아컵 결승 단판승부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스포츠계 정설에 가깝다.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겠다는 야망과 함께 올 시즌을 시작했는데 1년 내내 휘청거리는 울산HD를 보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명제는 참이다.
하지만 지난해 강등 직전까지 추락했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전북현대가 이런 통념을 깼다. 사실, 한번 무너진 팀을 재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전북이 이례적일 뿐이다.
전북현대가 2025 K리그1 정상에 등극하며 암흑기를 단 한 시즌 만에 지워버렸다. 압도적인 페이스였다. 22경기 무패행진을 포함해 승승장구하며 6월 이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챔피언에 등극하는 '조기 우승'으로 지난 시즌 아픔을 확실하게 털어냈다.
전북에게 2024시즌은 악몽이었다. 2023년 최종 순위가 4위로 끝났을 때만해도 체면을 구겼다 싶었는데 아예 강등권 직전인 10위로 망신을 당했다.
그 사이 감독도 많이 교체됐고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던 선수단은 스스로 위축됐다. 구단 내부에서 "과거에는 실점해도 질 것 같단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젠 이기고 있어도 불안하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올 시즌도 출발은 불안했으나 일단 이기는 경기를 늘려가며 분위기를 바꿨고, 스스로 믿지 못하던 불안함을 떨쳐내자 다시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강호의 위용을 되찾았다. 그 중심에 EPL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포옛 감독을 보조하는 정조국 코치는 "스마트하다. 그리고 말에 힘이 있다. 무엇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지시한다"면서 "장황하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심플한 설명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니 선수들도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다. 그런 부분이 지도자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신뢰도가 아주 높다"고 존경을 표했다.
전북 10번의 우승을 모두 경험한 전설 최철순은 "운영방식이나 추구하는 철학에 있어 과거 최강희 감독과 현재 포옛 감독의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것 같으나 최우선 포인트는 '수비 안정', '무실점 경기'라는 것도 유사하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아주 즐겁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단이 힘을 내니 전주성도 다시 녹색 물결로 넘실거렸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 팀이 한창 좋을 때, '닥공'이라 불리면서 리그를 지배할 때의 느낌이 조금은 나오는 것 같다. 경기장에 다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며 흐뭇해했다. 실제로 전북은 역대 최단경기(17경기) 홈 30만 관중을 동원하며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미 화려한 시즌을 보냈으나 아직 전북에게는 목표가 남아 있다. 결승에 올라 있는 코리안컵 우승으로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전북은 12월6일 광주FC와 코리안컵 트로피를 놓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020년에 이어 5년 만에 리그와 코리안컵 우승이라는 2관왕에 다시 등극한다.
포옛 감독은 "(조기 우승을 확정했으나 다른 팀 상황을 고려)남은 5경기에서 모두 공정하게 경기에 임할 계획"이라면서 "파이널라운드 마지막 2경기는 코리아컵 결승에 대비해 팀 분위기와 전력을 이어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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