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 유니폼' 기성용, 친정 서울 상대 프리킥 도움…포항 2-1 승 견인

기성용 전반전 절묘한 프리킥으로 선제골 어시스트
포항, 후반 39분 주닝요 결승골로 원정서 승점 3점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이 하양 유니폼을 입고 상암벌을 찾아 2-1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을 상대한 '기성용 더비'에서 포항이 2-1로 승리했다. 기성용은 전반전 절묘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어시스트, 상암벌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포항이 1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FC서울에 2-1로 승리했다.

포항은 15승6무12패 승점 51점으로 4위를 지켰고 서울은 11승12무10패 승점 45점으로 제자리 걸음했다.

정규리그 최종 33라운드 6경기가 일제히 열린 이날은 흥미로운 매치업이 넘쳤다.

우선 전북현대의 조기 우승이 확정될 수 있어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가장 많은 시선이 향했고, 바람 잘 날 없는 울산HD가 신태용 감독 경질 후 노상래 대행 체제로 첫 경기를 치르는 터라 울산 문수구장도 조명이 많았다.

서울과 포항전도 못지않게 흥미로운 경기였다. 다음 시즌 아시아 클럽대항전 출전권이 걸린 4위 싸움을 펼치는 팀 간의 대결이었고, 무엇보다 서울을 대표하던 아이콘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처음으로 상암벌을 다치 찾은 날이었다. 그 기성용이 친정을 저격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전반 28분 기성용의 오른발에서 균형이 깨졌다.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절묘한 궤적으로 박스 안에 공을 투입했고 이호재가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더로 최철원 골키퍼가 꼼짝 못할 정도의 멋진 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에어리어에서 제법 떨어진 위치에서의 오른발 프리킥이었는데 기성용다운 '택배 크로스'가 나왔다. 서울 골망이 열리자 기성용은 주먹 쥔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함축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서울이 조영욱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승모와 정승원을 빼고 안데르손과 황도윤을 투입하는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안데르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공세를 높였다. 후반 17분 루카스를 빼고 문선민까지 투입, 만회골을 넣기 위해 무게 중심을 계속 앞으로 옮겼다. 이 흐름 속 동점골이 나왔다.

후반 21분 포항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상단 모서리에서 안데스손이 올린 크로스를 조영욱이 머리로 슈팅,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리드를 지키기 위해 다소 보수적으로 운영하던 포항도 다시 정상적으로 맞불을 놓았고 서로 공방을 펼치며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점점 뜨거워지던 후반 39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한순간 침묵에 빠졌다. 포항이 리드를 잡았기 때문이다.

포항 역습 과정에서 강민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닝요가 밀어 넣으면서 서울의 골문이 다시 열렸다.

포항의 기성용이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1로 다시 앞선 포항은 남은 시간 후방을 두껍게 하면서 지키기 모드에 돌입했고 결국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적진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기성용은 후반 40분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서울 서포터석으로 깊게 머리 숙여 인사, 팬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