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미국 원정 전문가 평가 "스리백 실험 성공적…라인 보완 숙제"
축구 대표팀, 미국·멕시코 상대로 1승1무
이영표 "다양한 선수·전술 점검, 결과까지도 괜찮아"
- 김도용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안영준 기자 =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북중미 원정 2연전(7일 미국·10일 멕시코)을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랭킹 13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7일 랭킹 15위 미국을 상대로 2-0으로 이겼던 한국은 '북중미 강호'와의 9월 원정 2연전을 1승1무로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에서 치른 의미있는 모의고사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내년) 월드컵이 열릴 나라에서 분위기와 잔디 등을 경험한 것으로도 의미가 있었는데, 다양한 선수와 전술을 점검하면서 결과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괜찮았다"고 총평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조직력, 간격, 전진 작업 등이 좋았다. 또 두 경기 모두 후반에 여러 선수들이 투입되면서 선수들 간 다양한 조합도 확인하고, 컨디션도 점검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경기력과 팀으로서의 몰입력이 계속 유지됐다. 이는 조직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라며 높게 평가했다.
박찬하 해설위원 역시 "(동아시안컵에서 국내파로 스리백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엔 유럽파를 데리고 스리백을 실험한 것이 큰 수확"이라는 견해를 냈다.
그러면서 "황인범이 부상으로 없는 상황에서도 다득점(2경기 4골)을 한 점, 옌스 카스트로프가 필요한 자원임을 직접 확인한 것, 손흥민이 매력적 옵션임을 재확인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리백 실험이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입을 연 뒤 "월드컵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들과 붙을 상황이 많을 텐데, 스리백이 잘 자리 잡으면 요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리백은 궁극적으로 '카운터'를 때릴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이번 2연전에선 손흥민과 오현규 등이 카운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결정지어 스리백 활용도를 더 높게 만들어줬다"면서 "특히 오현규는 원톱 자리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 줄 만큼 실력이 크게 올라왔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첫 A매치를 치른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카스트로프는 미국과의 첫 경기에선 후반 교체 투입됐고, 멕시코전에선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존에 없던 파이터 유형이다. 물론 월드컵에서 상대가 어떤 선수, 어떤 전략을 들고나오느냐에 따라 (카스트로프를)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대비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했다.
이영표 해설위원도 "간결하고 쉽게 공을 찬다.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고 템포를 살려서 반대 전환도 잘하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보완해야 할 '숙제'도 있다. 두 경기 모두 막판에는 다소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다. 미국전에선 막판 조현우의 두 번 연속 세이브가 없더라면 실점할 뻔했고, 멕시코전에선 상대 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줬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미국전과 멕시코전 모두 밀릴 때 구조가 유사하다. 앞에서 수비가 확실히 되지 않으니 파이널 서브까지 놔두다가 한 방을 먹었다. 수비수가 많은데도 골을 내주는 것은 전술 완성도와 방향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이 잘 들어가기는 했지만 제한된 기회 대비 결정력이 좋았다. 아직 공격 콘셉트는 모호하다"고도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김대길 해설위원도 비슷한 듯 다른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수비 라인 위치가 너무 내려앉았다. 스리백에서는 라인이 페널티 박스 아래까지 밀려가면 안 된다. 후방 라인이 밀려나지 않게끔 전방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더 강하게 저항을 해 줘야 전술이 힘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리백 라인이 낮아지면 수비가 경합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줄 수도 있고, 상대가 공을 잡았을 때 언제든 슈팅이 가능해진다. 멕시코전에서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내준 동점골도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수비 라인 위치는 앞으로 면밀히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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