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까지 바꾼 '혼혈' 카스트로프, 홍명보호 미국 원정에 동행할까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소속 변경
명단 발표 앞두고 대표팀 코치, 유럽 현지서 꼼꼼히 관찰

한국과 독일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카스트로프 SNS 캡처)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계 독일 국적의 축구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는 축구 유망주다.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성장한 카스트로프는 뒤셀도르프와 쾰른 유스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쾰른 유스와 2.분데스리가(2부리그) 뉘른베르크 등에서 활약하며 독일 축구계에서도 주목받았다. 이후 독일축구협회(DFB)에 소속돼 독일 U16·18·20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기간 뉘른베르크에서 분데스리가 명문 팀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한 카스트로프는 지난 17일(한국시간) DFB 포칼에 출전해, 빅리그 입성을 신고했다.

일각에서는 축구 강국 독일에서 커리어를 쌓은 카스트로프가 태극마크를 달 경우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아직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서만 활약한 카스트로프는 한국 A대표팀을 뛰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만 한 번 한국 A대표팀에서 뛰면 독일 A대표팀에서는 뛸 수 없고, 한국 대표팀과 한국 국적을 택할 경우 병역 문제 등 변수도 뒤따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카스트로프(왼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어머니(왼쪽에서 세 번째)(카스트로프 SNS 캡처)

카스트로프는 이와 같은 상황을 모두 알고도 한국 대표팀을 원하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카스트로프는 어머니의 고향인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카스트로프는 최근 소속을 DFB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변경했다.

KFA 관계자는 20일 '뉴스1'에 "우선 그 나라 협회에 등록이 돼 있어야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 카스트로프가 최근 신청했고 이를 FIFA가 승인해 현재 그는 KFA 소속"이라고 전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카스트로프를 신중히 살펴왔다. 독일 출신으로 분데스리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 감독은 지난해 안드레아스 쾨프케 당시 골키퍼 코치를 통해 카스트로프와 접촉했다.

이후 새롭게 대표팀 사령탑이 된 홍명보 감독 역시 그를 주시했다. 지난 3월 홍 감독은 "코치진이 유럽에 가서 카스트로프를 직접 체크했고, 카스트로프의 어머니와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2~3일 훈련한 뒤 경기에 나가 결과를 내야 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카스트로프를 발탁하면) 풀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면서도 "다만 어느 시점이 되면 발탁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가운데). 2025.7.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최종예선을 통과, 본격적으로 월드컵 준비에 돌입하는 9월은 홍명보 감독이 말했던 '어느 시점이 되면'에 해당될 수도 있다.

6월까지 최종예선에서 본선 티켓을 따는 데 집중했고 7월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은 국내파 선수들을 체크하는 데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카스트로프 등 새로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해야 할 시기다.

홍명보호는 9월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10일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2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회가 열릴 현지에서 개최국들과 붙어보는 값진 기회다.

9월 2연전을 앞두고 홍명보호의 주앙 아로소와 티아고 마이아 코치는 동아시안컵 이후 유럽에서 카스트로프를 다시 꼼꼼히 점검했다.

카스트로프는 심사숙고 중인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까. 25일 진행될 '9월 미국 원정' 엔트리 발표에 관심이 모아진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