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열리는 한일전…도전자답게 용감무쌍하게 [임성일의 맥]

15일 용인서 동아시안컵 최종전…승리 시 우승
최근 2경기 연속 0-3 완패…건강한 근성 기대

가위바위보도 지지 말라는 한일전이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결승전처럼 펼쳐진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데, 투지 넘치는 근성을 보여줘야 할 경기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일전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남자 축구대표팀 간 맞대결이 15일 밤 펼쳐진다. 언제 어느 때고 예민한 만남인데 우승이 걸린 결승전에서의 맞대결인 만큼 더 신경 쓰인다. 서로 베스트 전력은 아니지만, 공히 실험에 초점을 맞춰 나섰다고는 하지만 결코 편히 임할 수 없는 경기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홍명보 감독이나 선수들 모두 한일전의 비중을 잘 알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전적에서 밀리는 한국은 결과에 더 연연할 수밖에 없다. 어설픈 위로는 도움 되지 않고 즐기라는 말도 와 닿지 않을 상황이다.

안방에서 피할 수 없는 판이 깔렸는데, 부디 투지 넘치게 달려들었음 싶다. 다행히 지금은 우리가 도전자 입장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상대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을 갖는다. 앞서 4시부터 중국과 홍콩의 경기가 열리고 한일전으로 남자부 일정을 마무리한다.

홍명보 감독도 선수들도 한일전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리그전으로 진행되는 대회지만 토너먼트 결승전 같은 구도가 됐다. 한국과 일본 모두 중국과 홍콩을 꺾고 2승 상황에서 최종전에 임한다. 이기는 팀이 트로피를 가져간다. 한국(5골 무실점)보다 골득실에서 앞서는 일본(8골 1실점)은 비겨도 정상에 오른다. 한국이 우승하면 통산 6번째, 일본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3번째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남자축구 국가대항전은 지금껏 81번 열렸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2승23무16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2경기는 연거푸 졌다. 두 번 모두 한국의 참패였다.

한국은 2021년 3월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고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펼쳐진 EAFF-E1 챔피언십에서 또 다시 0-3으로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로 패(2-2/0POS3)한 뒤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대회(0-3 패), 2013년 서울에서 펼쳐진 동아시안컵(1-2 패)에서 거푸 패한 이후 가장 좋지 않은 한일전 흐름이다.

도전자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데 맥 없는 경기를 펼치면 곤란하다. ⓒ News1 김영운 기자

냉정하게 현재 두 나라 축구 수준을 견주면 일본 쪽으로 기운다. 맞대결 전적과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일본 17위, 한국 23위) 같은 '숫자'도 일본 우위를 가리키고 전문가와 팬들 입에서도 "일본이 한국을 추월한 것은 꽤 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대결에서도 뚜렷한 일본 우세다.

'그래도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국 성적이 더 좋고, 어쨌든 맞대결은 한국이 이긴다'는 팩트가 일본 축구를 서글프게 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젠 그것도 참이 아니다.

도전자의 자세가 필요한 경기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라는 것을 인정하고 용감무쌍한 한판을 기대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내일을 도모해야 발전이 있다.

악과 깡으로 축구하는 시절은 아니지만 일본이 아르헨티나나 스페인, 프랑스 같은 '넘사벽'은 아니다. 6년 만에 우리 안방에서 펼쳐지는 한일전이다. 끝나고 '라떼는 말이야' 여기저기서 달갑지 않은 훈수가 나오지 않았음 싶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