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김태환 더비'…전북과 울산은 더 뜨거워졌다
김태환, 울산에서 뛰다 전북으로 이적
- 안영준 기자
(전주=뉴스1) 안영준 기자 = 국가대표 수비수 김태환(35)의 전·현 소속팀 간 자존심 싸움은 치열했다.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라이벌전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북과 울산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2차전은 12일 오후 7시 울산으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다.
이날 경기는 현대가(家) 더비이자 리그 '2강'으로 꼽히는 최강자들끼리의 시즌 첫 격돌로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2024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김태환이 친정을 상대해 더욱 시선이 모아졌다.
김태환은 울산에서 지난 시즌까지 8년 동안 활약한 팀의 상징적 선수였기에 울산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반대로 전북 팬들은 라이벌 팀 핵심 선수가 합류했으니 더욱 힘을 실어줬다.
경기 전 송민규는 "(김)태환이형이 온 만큼, 울산을 상대로는 더욱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전북 팬들 역시 '김태환을 위해'라는 플래카드를 응원석에 내걸며 '김태환 더비'에 불을 지폈다. 반대로 울산 원정 팬들은 이제는 적이 된 김태환에게 원망 섞인 야유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이슈의 중심은 김태환이었다. 전반 4분 만에 송민규가 김태환의 패스에서부터 시작된 전북의 역습에서 선제골을 넣자 송민규는 반대편 진영까지 달려와 김태환을 등에 업었다. 동료들도 김태환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이후로도 양 팀 팬들은 김태환의 행동 하나하나에 엇갈린 반응을 보냈다. 울산 김민혁의 파울에 대해 김태환이 심판에게 항의하며 경고를 주라고 하자 울산 팬들에게서 야유가 쏟아졌다.
후반 시작 전 김태환이 관중에게 환호를 유도할 때도 전북 팬들은 박수를 보냈고 울산 원정 팬들은 더 큰 야유를 퍼부었다.
결국 이날 경기는 후반 32분 울산 이영재의 동점 골이 나오면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전북 선수들이 울산 원정석을 포함해 경기장을 돌며 인사를 했지만, 아직 전 소속 팀에 대한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듯한 김태환은 센터서클 주변에 홀로 서성였다. 복잡한 표정의 김태환은 아쉬움에 땅을 걷어차기도 했다. 이를 두고 양 팀 팬들은 또 한 번 함성과 야유를 보냈다.
이미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중 하나인 두 팀은 '김태환 더비'라는 또 다른 스토리까지 더해져 앞으로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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