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경기 연속골에도 웃지 않은 송시우 "아직 만족할 수 없다"

손목시계 세리머니도 보류…ACL 진출권 목표로 도전

송시우(가운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우타임' 송시우는 요즘 골을 넣고도 웃지 않는다. 그는 "아직 만족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송시우는 13일 전북 현대전,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송시우의 골을 앞세운 인천은 강팀들과의 승부처에서 1승1무를 기록, 4위(10승11무6패·승점 41)에 자리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팀의 상승세에도 송시우는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활약이 아주 좋았음에도 그렇다.

송시우는 전북전에서 온몸을 비틀며 시도한 백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차분했다. 마치 골을 놓친 선수처럼 일그러진 표정으로 조용히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왔다.

그가 세리머니를 아예 하지 않아서 일부 팬들은 "득점이 아닌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송시우는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골은 확신했다. 득점 여부를 헷갈린 게 아니었다"고 입을 연 뒤 "그때 골과는 별개로 요즘 내가 골을 너무 넣지 못했고 스스로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고 표정도 어두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경기만 해도 골에 앞서 좋은 찬스를 여러 번 놓쳤었다. (골을 넣고 난 뒤에도) 흥분하면서 좋아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집중, 이길 때까지 웃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공격수들이 찬스를 놓친 뒤 죄책감을 오래 갖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이 득점 후의 웃음까지 막을 만큼 신중한 경우는 흔치 않다.

송시우(가운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송시우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송시우는 포항전에서도 감각적인 헤딩 슈팅으로 득점했지만 이번에도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송시우는 후반 막판 골을 자주 넣어 '시우 타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이와 관련해 손목시계를 가리키는 독특한 세리머니가 트레이드 마크다. 그럼에도 그는 이 세리머니조차 당분간 '휴업'하기로 했다.

그는 "아직 나에게 만족을 못해 속상하다. 세리머니 대신 계속해서 더 잘하도록 연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고백한 뒤 잠시 망설이다 "나중에 내가 팀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팀도 더 좋아지면 그 때는 팬들과 함께 마음껏 '손목시계' 세리머니를 만끽 하겠다"고 약속했다.

송시우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송시우는 이번 시즌 통산 4골을 기록 중이다. 조커와 선발을 오가며 꾸준히 경기에 나섰던 것에 비하면 많은 골은 아니다. 그의 말대로 결정적 기회를 놓쳤던 때도 많았다.

다행히 그는 골을 넣지 못해 느낀 괴로움을 골로 잊어가고 있다. 송시우는 "힘들 때마다 운동장 안에서 훈련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많은 이야길 나눴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나아졌다. 조성환 감독님이 꾸준히 경기장에 내보내면서 믿음을 보여주신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는 중요한 시기 2경기에서 모두 득점했고, 그의 어깨를 누르던 죄책감도 조금은 내려놓게 됐다.

그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획득이다.

그는 "ACL을 목표로 하는 우리 팀을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시간들이 오는 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팀이 정말 강해졌다. 이번 시즌 연패가 없다. 그만큼 위기관리 능력도 좋아졌다"면서 "나만 잘 하면 된다. 나까지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그래서 웃으며 세리머니를 할 수 있다면 우리 팀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활약을 다짐했다.

송시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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