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상에 좌절했던 강현무 "경기장서 뛸 때가 가장 행복하더라"

"윤평국과 선의의 경쟁 기대…6강 진입 목표"

제주 서귀포시에서 전지훈련 중인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 ⓒ 뉴스1

(서귀포=뉴스1) 문대현 기자 = 포항 스틸러스 주전 골키퍼 강현무(27)는 2021시즌을 '아쉬움'으로 표현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로 나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 9월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남은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포항은 강현무가 전력에서 이탈한 뒤 흔들렸다. 서브 자원이었던 조성훈과 이준이 강현무를 대신해 경기에 투입됐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결국 팀은 4년 만에 파이널B(하위 그룹)로 떨어지며 명문 구단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그래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ACL 명단에서 제외된 강현무는 8강 나고야 그램퍼스전과 4강 울산 현대전, 결승 알 힐랄전을 모두 집에서 TV로 지켜봐야 했다.

포항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강현무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컸다. 조금 더 관리를 잘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스스로에게 실망스럽기도 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강현무는 "리그에서 후배들이 실수를 하며 힘들어 할 때 나도 마음이 아팠다"며 "반대로 ACL에서는 정말 뛰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울산과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치를 때는 2020년 대한축구협회(FA)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020년 FA컵에서 포항은 울산을 상대해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당시 강현무는 6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

13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동해안 더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시즌 첫 경기 후반 포항 수문장 강현무가 몸을 날리고 있다. 2021.3.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강현무는 "울산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는데 내가 그 현장에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ACL 결승전을 볼 때도 '나도 화려한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는 경기장에서 뛸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며 "당시는 힘들었는데 이제는 지나간 일이 됐다. 잠시 쉬라는 메시지라 생각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22시즌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현무는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동계 훈련을 착실히 소화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수술을 받은 발목이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중이다.

그는 "연말 휴가 기간 동안 재활 센터 다닌다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통증이 조금 남아 있다"며 "동계 훈련 분위기가 좋아서 나도 열심히 운동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K리그는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내달 19일에 개막한다. 그러나 부상 회복이 덜된 강현무의 개막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포항은 강현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근 광주FC에 이준을 내주고 윤평국을 데려오는 골키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강현무는 "(이)준이랑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친하게 지냈는데 떠난다니 아쉽다"며 "윤평국 선수가 오면서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 물론 내 자리에 위협을 느끼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배울 것은 배우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6강 안에 드는 것"이라며 "이후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점을 쌓아 ACL 진출권까지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강현무는 자신이 고쳐야 할 단점으로는 톡톡 튀는 플레이를 꼽았다. 그는 "올 시즌에는 조금 더 차분해지려고 한다. 기행을 줄이고 경기장에서 들떠있기 보다는 긴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6일 오후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1 2020 포항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 전반 포항 수문장 강현무가 펀칭하고 있다. 2020.6.1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의 유스 출신 강현무는 9시즌째 포항에서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그동안 포항에서 주축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줄줄이 좋은 대우를 받고 다른 팀으로 떠났다. 최근에는 강상우의 전북 현대행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강현무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팀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포항은 제2의 고향이다. 힘들 때 나를 성장시켜주고 여기까지 만들어준 곳이라 애정이 많다"며 "그렇기에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간절하게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현무는 "내가 이제 프로 9년차가 됐다. 은퇴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축구 인생은 길지 않다"며 "팀의 박호진 골키퍼 코치님의 성실함과 자기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있다. 내 몸이 허락한다면 포항에서 오래도록 뛰면서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