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초 만에 꼬인 포항, 알힐랄에 0-2 패배…ACL 준우승

포항, ACL 최다 우승 타이틀 획득 실패

포항 스틸러스와 알힐랄의 경기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16초 만에 실점하는 악재 속에 알힐랄(사우디)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패했다.

포항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알힐랄과의 2021 ACL 결승전에서 0-2로 패하고 준우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16초 만에 실점하면서 끌려간 게 뼈아팠다.

1996-97, 1997-98년,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포항은 ACL 최다 우승 타이틀을 얻는 데 실패했다. 그 타이틀은 1991년, 1999-20년, 2019년에 이어 2021년 4번째 우승에 성공한 알힐랄이 차지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의 알힐랄 팬들 앞에 선 포항은 초반부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 시작 직후 크베시치가 제대로 잡아놓지 못한 공을 나세르 알다우사리가 먼 거리에서 슈팅, 그대로 포항 골문을 갈랐다. 16초 만에 내준 실점이었다. 알다우사리는 마치 경기가 끝난 듯 트랙을 돌며 홈관중의 응원을 유도했다.

초반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가려던 포항은 이 실점 하나로 모든 게 크게 꼬였다. 실점 직후 포항은 더 경직됐고, 전반 10분이 넘도록 알힐랄의 기세에 밀려 자기 진영을 제대로 벗어나지도 못했다.

전반 13분이 지나자 포항도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신진호가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왔고 이를 임상협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운이 따르지 않은 게 아쉽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21분 모하메드 알부라이크의 프리킥, 전반 24분 고미스의 터닝 슈팅 등이 위협적으로 이어졌다.

포항은 전반 45분 신진호의 프리킥을 권완규가 회심의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알힐랄의 팬들 ⓒ AFP=뉴스1

0-1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친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크베시치 대신 고영준을, 이수빈을 빼고 전민광을 투입하며 반등을 꾀했다.

포항은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신진호의 쇄도와 고영준의 슈팅으로 조금씩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아쉬운 시점에 추가 실점이 나왔다. 후반 18분 바페팀비 고미즈가 내준 공을 무사 마레가가 각도가 없는 상황서도 과감한 슈팅으로 다시 포항 골문을 열었다.

포항은 이호재를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반격을 위해 애썼지만, 장현수가 버티는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후반 46분 임상협의 슈팅과 후반 47분 팔라시오스의 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포항은 이른 실점 탓에 경기 내내 조급함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공격 상황서 결정적 순간 패스가 부정확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초반부터 기선을 완전히 제압하고 신이 났던 알힐랄은 리드를 십분 활용,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결국 포항은 16초 만에 내준 불의의 실점을 90분 내내 극복하지 못하고 쓰라린 0-2 패배를 당했다.

알힐랄의 나세르 알다우사리 ⓒ AFP=뉴스1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