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13년 만의 만남…안양은 뜨거웠고 서울은 냉정했다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13년 만에 처음 만난 FC서울과 FC안양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FC안양은 뜨거웠고 FC서울은 냉정했다. 시종일관 차분했던 FC서울은 이변 없이 FC안양을 꺾고 4년 연속 FA컵 결승행을 향한 기분 좋은 첫걸음을 내디뎠다.
FC서울과 FC안양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을 치렀다. 두 팀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연고 이전이라는 이야기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FC서울의 전신은 안양LG 치타스로,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안양시를 연고지로 사용했다. 안양시에서 LG 치타스는 2000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안양시민들의 자랑이 됐고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LG 치타스는 2004년 1월 서울로 연고 이전을 발표했다. 그렇게 안양LG 치타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FC서울이 등장했다.
한순간 연고 팀을 잃은 안양은 10년을 곱씹은 끝에 2013년 FC안양이라는 시민구단을 창설, K리그 챌린지에 뛰어들었다. FC안양은 창단과 함께 FC서울과의 격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FC안양은 4년 동안 승격에 실패했다. FA컵에서도 FC서울을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기다림이 길어지던 가운데 올해 FA컵 32강전 추첨결과 FC안양은 결국 FC서울과 경기가 잡혔다.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FC안양의 각오는 대단했다. 경기를 앞두고 김종필 FC안양 감독은 "2004년 당시 안양공고 감독이었다. 연고이전 때 안양시민들의 감정을 피부로 느꼈다. 당시 안양시민들은 LG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실망과 분노가 컸다. 이를 선수들에게 말해주면서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경기인만큼 승리를 위해 FC안양은 안성빈, 김민균, 최재훈, 방대종 등 주전급들을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약 500명이 찾은 FC안양 팬들도 뜨거웠다. 경기 전 이들은 "안양! 안양! 부숴버려 북패!"를 외쳤다. 이어 붉은색 홍염과 보라색 연기를 피우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FC서울의 분위기는 달랐다. 수장 황선홍 감독이 경기 전 "FC안양과의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피부로 와 닿는 것은 사실 크지 않다"면서 "상대는 초반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처럼 차분했다.
선발 구성도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정인환, 이규로, 심우연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FC서울에게 FC안양전은 시즌 중 치르는 한 경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FC서울 팬들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을 찾은 홈 팬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부부젤라를 불고, 구호에 맞춰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내용으로도 이어졌다. 경기 초반 안양은 강한 압박과 거친 몸싸움을 했다. 하지만 서울은 침착하게 이를 버텨낸 뒤 전반 26분과 35분 윤일록의 연속 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에도 FC서울은 무리하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석현을 대신해 수비력이 좋은 황기욱을 투입했고, 후반 중반에는 데얀을 넣어 안양이 마음껏 전진하지 못하도록 했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한 FC서울은 역사적인 첫 대결에서 2-0으로 여유 있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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