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슈틸리케 "감독 경질? 어떤 효과 있을까"
- 김도용 기자

(인천공항=뉴스1) 김도용 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당당했다. 경질의 가능성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오히려 감독의 변화가 한국 축구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지 되물으면서 계속해서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란 원정을 떠났던 축구 대표팀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와 K리그에서 활약하는 8명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지난 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아쉬웠다. 오는 11월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위해 이번에 부족했던 점을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말한 '한국에는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어 졌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경기날 아침 지동원과 면담을 했다. 지동원에게 소리아와 같은 저돌성과 득점의지를 강조했다"면서 "선수들과는 어떤 갈등도 없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의도를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란전 패배로 경질론까지 제기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한국은 지난 12년 동안 10명의 감독 교체가 있었다. 그동안 한국의 경기력과 K리그가 발전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지만 이것이 어떤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의 일문일답.
-이란전에서 준비한 것이 안 된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귀국해 마음이 무겁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아 아쉽다. 선수들과 오면서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을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수비에서는 상대와의 1대1 경합에서 초반에 미스가 났다. 공격에서는 빠른 패스와 방향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실수들이 팀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원정에 대한 압박이 우리가 준비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한 원인이 됐다.
-이란이 예상보다 강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나.
▶이란은 분석한 대로 나왔다. 경기 전 나온 명단을 바탕으로 포메이션을 예상했는데 이란은 그대로 나왔다. 하지만 선수들이 많은 관중과 종교 행사 분위기에 위축됐다. 하지만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것도 극복해야 한다.
-11월에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 구상은. 선수와 전술 등 변화를 기대해도 되나.
▶그동안 주말마다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을 지켜봤다. 선수들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전술적인 면에서는 개선하겠다. 지금까지 우리는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자신감을 올렸다. 남은 경기에서 적극성을 갖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계속해서 장현수를 측면에 배치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등 중앙에 적합한 선수인 것을 나도 안다. 하지만 우리 팀은 차두리, 김진수가 없어진 뒤 풀백에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대체자가 없는 상황이다. 오른쪽에 김창수, 이용이 뛰었지만 아직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선수가 없다. 장현수를 다시 중앙에 배치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이란과의 경기 후 '한국에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어 졌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란전이 열리는 날 아침에 지동원을 선발로 확정지은 뒤 면담을 했다. 소리아는 지난 6일 한국을 상대로 좋은 움직을 보여줬다고 이야기했다. 지동원에게 '너는 소리아보다 스피드도 빠르고 공중볼 경합도 좋고 발기술도 좋다. 그의 저돌성과 득점 의지를 네가 보여줘야 한다'고 동기부여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란을 상대로 카타르전 후반에 나타났던 적극성과 저돌성이 부족했다. 이에 다른 예가 떠오르지 않았고 소리아를 언급했다.
-부임 초기 이정협, 권창훈 등을 선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체제가 없는 상황이다. 11월에도 이 분위기가 이어지나.
▶11월 평가전은 새로운 선수를 점검할 수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은 위험부담이 크다. 이정협은 소속팀에서 출전하면 못 부를 이유가 없다.
-홈 전승을 공약했는데 우즈베키스탄전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달라. 현재 여론은 경질까지 언급하고 있다.
▶내 거취와 별개로 선수들이 신경쓰지 않고 하던대로 준비하게 만들겠다. 이와 함께 한국 축구는 지난 12년 동안 몇 명의 감독을 교체했는지 묻고 싶다. 10명이다. 평균 15개월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 밑에서 한국 축구는 무엇을 얻었나. 경기력이 발전했는지, K리그가 발전했는지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나.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지만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한국 축구는 생각해야 한다.
-소리아 발언으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
▶선수들과 나는 어떤 갈등도 없다. 오늘 귀국하면서 몇몇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다.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았다. 선수들도 이제 내 의도를 알았다. 이란과의 경기 전까지 우리는 최종예선 3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했음에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 나는 중국, 카타르전에서는 3골을 넣은 공격수들을 보호했고 시리아전은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수들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선수들을 보호할 명분이 부족했다. 선수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dyk0609@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