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슈퍼매치 뜨거운 역사, 그 속에 '기름'이던 서정원

양 팀 오가며 5골... 최용수 감독도 현역시절 5골

서정원 수원 감독은 현역시절 슈퍼매치에서 총 5골을 터뜨렸다. 흥미롭게도, 안양(현 서울)에서 2골을 넣었고 수원에서 3골을 추가했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국 프로축구도 한두 살씩 나이를 먹으면서 역사와 스토리가 쌓여가고 있다. 1983년 기치를 올렸으니 어느새 30년을 훌쩍 넘었다. 100년이 넘는 유럽과 남미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K리그 나름대로의 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K리그의 이런저런 볼거리와 이야깃거리 중에서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슈퍼매치'다. 사실 확인이 불투명한 '세계 7대 더비'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의 프로리그에도 이런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라이벌전이 있다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K리그가 자랑하는 '히트상품'이라 말할 수 있는 수원삼성과 FC서울,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3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올 시즌 첫 번째 라이벌전이자 역대 77번째 맞대결이다.

경기를 이틀 앞둔 2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서정원 수원 감독은 "언제나 기대되는 경기지만 특히 매년 첫 번째 슈퍼매치는 더 설렌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모든 축구 팬들이 기다리는 경기일 것"이라고 말했으며 최용수 서울 감독도 "슈퍼매치는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다. 그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수준 높은 경기를 해야 한다"며 각오를 피력했다. 양 팀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는 이제 '자부심'이 됐다.

1996년 4월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아디다스컵에서의 만남이 양 팀의 첫 번째 대결이었다. 이후의 치열한 구도를 예고하듯, 당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은 조현두와 박건하가 골을 터뜨렸고 안양은 자심과 스카첸코가 응수했다. 그때부터 지난해 11월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이 4-3으로 승리했던 경기까지, 총 76번의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앞서고 있다. 수원 기준, 76전 32승17무27패를 기록하고 있다. 총 104골을 넣었고 88골을 내줬다. 양 팀 합쳐 192골이 나왔으니 경기당 약 2.5골은 터진 셈이다. 화끈했다. 져서는 안 되는 팀이지만 결코 소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고 때문에 슈퍼매치는 팬들의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 역사 속 슈퍼매치를 가장 빛낸 선수는 누구일까. 공격 포인트가 모든 활약의 지표가 될 수는 없으나 아무래도 기억보단 기록이 오래 남는 법이다.

지금껏 개인이 기록한 슈퍼매치 최다골은 6골에서 멈춰있다. 총 4명이 동률인데, 수원의 박건하, 서울의 정조국과 정광민 그리고 데얀이다. 정조국이 광주FC로 이적했고 박건하와 정광민은 은퇴했으니 추가할 수 있는 인물은 데얀뿐이다.

추격자는 소속팀 동료인 박주영과 윤주태. 두 선수는 나란히 5골을 터뜨렸다. 특히 윤주태는 지난해 11월 수원전에서 홀로 4골을 터뜨렸는데, 슈퍼매치 역사상 1경기 개인 최다골이었다. 샤샤와 정대세, 비탈리(이상 수원), 서울의 히카르도 등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수원의 이상호가 4골로 그 다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상호도 최다골 기록을 세울 수 있는 후보다.

최다도움 기록은 현역 선수가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블루윙즈의 캡틴 염기훈이 총 6개의 도움으로 슈퍼매치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로 새겨져 있다. 박건하가 5개로 그 다음이며 데니스(수원)와 몰리나, 안드레(이상 서울) 등이 4개로 뒤를 쫓고 있다. 현재 상황은 염기훈의 독주다. 가장 근접한 선수는 데얀으로, 슈퍼매치에서 3개의 도움을 올렸다.

현재 두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들도 슈퍼매치에서 꽤나 좋은 활약을 펼쳤다. 상위권이다. 현역시절 '독수리'로 통했던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슈퍼매치에서만 5골을 낚아챘다. 최 감독은 도움도 2개 작성했다.

흥미로운 것은 두 팀에서 모두 뛰었던 서정원 수원 감독의 기록이다. 서 감독도 슈퍼매치에서 5골을 넣었는데, 2골은 서울(안양) 소속으로 기록했고 3골은 수원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작성했다. 서 감독은 1997년 4월2일 안양LG 소속으로 수원을 상대로 2골1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하지만 안양의 영웅이던 서정원은 이후 반대편에 서게 된다.

서정원 감독은 1999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1년간 뛰다 1999년 K리그에 복귀하면서 라이벌 수원 유니폼을 입어 큰 화제를 뿌렸는데 곧바로 그해 7월에 열린 슈퍼매치에서 친정 안양을 향해 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4-0 대승을 견인했다. 요컨대 슈퍼매치가 더욱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데 크게 일조(?)했던 '기름'이었다. 서정원은 2002년과 2003년에도 수원 소속으로 각각 1골씩 터뜨렸다.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자처하는 최용수 감독과 두 팀을 오간 서정원 감독이 동시에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금의 슈퍼매치는 또 하나의 스토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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