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88년생 언니들의 외침…'우리가 돌아왔다'

4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여자 축구 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의 전가을이 후반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2015.8.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4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여자 축구 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의 전가을이 후반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2015.8.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우한(중국)=뉴스1) 김도용 기자 = 윤덕여호의 1988년생들이 4일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치러진 '월드컵 준우승 국가' 일본과의 경기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빛냈다.

1988년생들은 현재 한국 여자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유영아, 전가을, 조소현, 김도연(이상 인천 현대제철), 권하늘(부산 상무), 이은미(이천 대교) 등은 지난 캐나다 월드컵에서도 공격부터 수비까지 전 포지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소화했다. 2010년 이후 그들은 한국 여자 축구의 중심이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윤덕여 감독은 1988년생들 중 부상을 당한 유영아를 제외한 다섯 명을 모두 선발하며 믿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일 열렸던 개최국 중국과의 경기에서 컨디션 난조로 모두 출전 하지 못했다. 이들을 대신해 이금민, 이소담, 이민아 등 동생들이 출전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중국전 승리 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전가을은 "나를 포함해 88년생들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런데 동생들이 잘해줘 승리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잘 해야 한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가을과 그의 동갑내기 친구들은 품은 의지를 4일 일본전에서 실천으로 옮겼다.

이 날 경기에서 윤덕여 감독은 조소현과 권하늘, 김도연 등 88년생 출신 선수 세 명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던 이들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믿었던 88년생들의 부진에 한국팀도 전반전을 0-1로 마쳤다. 하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은 것도 88년생 언니들이었다. 먼저 '주장' 조소현이 나섰다. 조소현은 후반 9분 자신의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넘겨준 공을 다시 뺏어낸 뒤 단독 드리블 돌파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소현의 골과 함께 경기장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하며 역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후반 33분 조소현의 동갑내기 친구 전가을이 교체투입으로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가을은 경기 종료 직전에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그림과 같은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한일전 추가시간에 결승골이 나온 것은, 남녀 통틀어 전가을이 최초다.

득점을 기록한 둘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김도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록 일본에게 실점을 허용했지만 김도연은 임선주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이며 승리의 숨은 주인공 역할을 했다. 권하늘 역시 전반전 45분 동안 중원에서 조소현과 함께 허리에 힘을 더했다.

지난 3일 "일본전에서 88년생 언니들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한 권하늘의 말처럼 한국은 88년생들의 활약으로 일본에 승리했다. 이제 한국은 88년생들을 앞세워 8일 북한과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북한을 이기면 10년 만에 대회 우승이 가능한 한국으로서는 88년생들의 복귀와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dyk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