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하성민은 ‘하대성의 동생’이 아니다
- 임성일 기자
(인천=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울산의 미드필더 하성민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대성(베이징궈안)의 동생으로 더 익숙했다. 하대성이 FC서울의 캡틴 완장을 달고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고 있을 때 하성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프로 데뷔년도는 2008년이다. 그해 전북에서 10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이후 3시즌 동안 2경기를 추가했을 뿐이다. 그랬던 하성민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던 것은 군입대다. 2012년 상주상무 소속이 된 하성민은 26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했다.
2013년에도 상주의 주전으로 활약하다 다시 전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또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2014년,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2014년 17경기를 뛴 하성민은 자유계약으로 풀렸으나 윤정환 감독 체제로 재편되는 울산과 다시 계약을 맺었다. 선택은 옳았다. 2015년 하성민은 울산 중원의 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이 19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올 시즌 울산의 부주장으로 선임된 하성민은 완장을 차고 선발로 출전, 풀 타임을 소화하면서 빼어난 조율 능력을 선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울산은 성남의 두 기둥이었던 제파로프와 김태환을 영입해 보급로를 강화했다. 김신욱과 양동현이라는 장신 중앙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전방에 공을 공급할 수 있는 적절한 선수를 영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김태환과 제파로프는 울산 공격 루트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태환의 빠른 돌파와 제파로프의 날카로운 왼발은 상대에게 큰 위협이다. 하지만 이들 뒤에서 전체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하성민의 존재를 빼놓고는 울산의 호성적을 설명키 어렵다. 공수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수비 라인 앞에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부터 공격의 시발점까지, 종횡무진이다.
사실 상주 시절 하성민은 그저 ‘터프한’ 미드필더라는 인식이 강했다. 출중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파이터형 역할을 맡았다. 그때의 저돌적인 움직임은 지금도 여전하다. 여기에 노련함과 세밀함이 더해졌다.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패스도 정확해졌다.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추가된 기능들은 마치 형 하대성을 보는 듯했다.
싸워야할 때는 몸을 던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나 무조건 힘으로만 플레이하지도 않았다. 울산이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중심을 잡아주는 하성민의 공이 적잖다. 무조건 공격을 펼치는 것보다는 승리를 위한 ‘실리’에 초점을 맞추는 윤정환 감독의 철학 속에서 하성민의 역할은 꽤 크다.
리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하성민은 경기를 앞두고, 후반 재개를 앞두고 또 경기 중에도 선수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있다. 이날 울산은 전반에 선제 골을 넣고도 종료 4분을 남겨두고 프리킥 동점 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승리를 날린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하지만 하성민의 존재감은 확실히 돋보였다.
윤정환 감독은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모두 하성민을 중용하고 있다. 하성민이라는 조타수와 함께 울산은 3승 4무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축구 팬들은 더 이상 하성민을 하대성의 동생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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