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옷’ 웰백, 성공적이었던 첫 OT 원정

(서울=뉴스1스포츠) 김도용 기자 = 대니 웰백(25·아스널)이 생애 첫 올드 트라포드 원정 경기에서 웃었다. 소속 팀 아스널에 승리를 안기며 자신을 선택하지 않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에게 기분 좋게 설욕했다.

웰백은 10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4~15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08년 맨유에서 프로에 데뷔한 웰백은 올 시즌 아스널로 이적했다. 사실상 맨유에서 밀려난 것과 다름 없다. 시즌을 앞두고 맨유는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와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를 영입했다. 여기에 판 할 감독은 유소년 팀에서 올라온 제임스 윌슨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아스널의 공격수 대니 웰백(오른쪽)이 10일 새벽(한국시간)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친정팀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웰백의 결승골로 아스널은 2-1로 승리했다. ⓒ AFP=News1

판 할 감독은 떠나는 웰백의 이적에 대해 “아스널 이적은 웰백의 최선의 선택이다. 더 많은 성장을 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며 “그가 팀에 남아있었다면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냉정한 뜻을 전했다.

판 할 감독의 이야기처럼 웰백은 아스널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벌써 총 17번의 선발 출전을 하며 팀 공격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도 웰백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붉은색 유니폼이 아닌 다른색 유니폼을 입고 올드 트라포드에 섰다.

시작은 좋지 못 했다. 볼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고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도 좋지 못했다. 큰 인상을 남기지 못 했다. 웰백을 선택하지 않은 판 할 감독이 옳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1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웰백은 아스널 팬들의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 강한 압박을 펼친 끝에 상대 수비수들의 실수를 유도했다. 이후 올 시즌 놀라운 선방을 보여주고 있는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제치고 침착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후반 29분 올리비에 지루와 교체되는 웰백을 향해 아스널의 원정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반면 지난시즌까지 웰백에게 박수를 보내던 맨유 팬들은 조용히 그의 뒷 모습을 바라봤다.

아스널 이적 후 지난 해 11월 맨유와의 첫 만남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던 웰백은 4개월 만에 친정집에서 환하게 웃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