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서 '명장'으로…홍명보, 브라질 월드컵 신화에 도전
[갑오년, 청마처럼 뛴다①]홍명보(상)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16강 이상 목표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02년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며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45)이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다.
◇U-20, 올림픽 넘어 월드컵 도전
선수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홍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이후 홍 감독은 2009년 20세이하(U-20) 청소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위를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기세를 몰아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메달에 도전했다. 홍 감독은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친형처럼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을 펼치며 강하게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홍 감독과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3-4위전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동메달을 획득, 대한민국 축구사에 새 장을 열었다.
홍 감독은 2013년 6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선수시절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활약한데 이어 지도자로서 올림픽 첫 메달을 안겨준 홍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컸다.
◇만만치 않았던 5개월의 여정…기성용·김신욱 품에 안다
큰 기대 속에 출범한 '홍명보호'였지만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2013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2무 1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어진 페루전에서도 득점 없이 비기며 공격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2013년 9월 평가전부터 대표팀에는 이청용, 손흥민, 김보경, 구자철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세계최강' 브라질과의 일전을 앞둔 홍 감독은 'SNS 파문'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기성용을 소집했다. 당시 기성용을 대표팀에 다시 합류시키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많았다. 직접 영국을 방문해 기성용을 만나고 돌아온 홍 감독은 "본인도 지난 일에 많은 반성과 후회를 하고 있다. 이제는 기성용이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돌아온 기성용은 브라질을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며 팬들의 야유를 환호로 바꿨다. 홍 감독의 말처럼 기성용은 실력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대표팀의 경기력은 향상됐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던 홍 감독의 시선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에게 향했다. 지나치게 공중볼에 의존한다는 평가와 함께 김신욱은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홍 감독의 지적에 자극을 받은 김신욱은 대표팀을 떠난 기간 큰 키를 이용한 플레이는 물론 발을 이용한 플레이를 집중 연마했다. 진화한 김신욱은 스위스전에서는 머리와 발을 가리지 않으며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해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또 러시아전에서 김신욱은 골문 앞에서 발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홍 감독의 채찍이 김신욱을 발전시켰고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 홍명보, 명장으로 올라설까?
한국인 감독이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는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벨기에(FIFA 랭킹 11위), 알제리(FIFA 랭킹 26위), 러시아(FIFA 랭킹 22위) 등과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에당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등 '황금세대'로 불리는 스타들이 즐비한 벨기에지만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2010 남아공 월드컵 챔피언 스페인, '전차 군단' 독일 등과 한 조에 속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알제리는 우리가 한 조에 편성되기 원했던 국가고 러시아도 지난 11월 한 차례 평가전을 치러본 경험이 있다.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수월한 조에 편성된 것은 분명하다.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5개월 여다. 선수, 코치, 지도자로서 성공의 길을 걸어온 홍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명장의 반열에 올라서려 한다. 이를 위해선 허정무 감독의 성적을 넘어서야 한다.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을 외쳐온 홍 감독의 지도력이 월드컵 무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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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갑오년인 2014년은 스포츠의 해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고,'피겨 여왕' 김연아는 동계올림픽 2연패를 노린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1억3000만달러'의 사나이 추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정상을 향해 뛴다. '손세이셔널' 손흥민, 한국인 최초로 LPGA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골프여제' 박인비 등도 국민에게 가슴 벅찬 환희를 안겨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푸르른 기운을 담은 청마처럼 힘차게 달리며 선사할 감동과 즐거움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