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봉쇄' 필 존스, '에이스 킬러'로 자리잡나?

맨유의 필 존스(왼쪽)가 레알 마드리드 의 공격수 카림 벤제마의 돌파를 막고 있다. ©AFP=News1

필 존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전술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맨유는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와의 빅 매치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은 전반 20분 대니 웰벡의 골과, 전반 30분에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을 주고 받은 뒤 추가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호날두 매치'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대인마크와 지역 방어에서 출중한 기량을 선보인 맨유의 수비형 미드필더 필 존스였다.

존스는 포백라인 바로 앞에 서서 레알 공격의 핵이자 이날 경기의 주인공인 호날두를 묶는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존스는 경기 내내 호날두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특유의 민첩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반경을 반감시켰다.

특히 90분께 호날두의 단독 찬스에서 먼저 공을 걷어내며 슈팅을 저지했던 것은 이날 존스의 역할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비록 앙헬 디 마리아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호날두에게 1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이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를 묶었어야 할 중앙 수비수들의 실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존스는 지난달 21일 열린 EPL 23라운드 토트넘전에서도 같은 포지션에 서서 주력 윙어인 가레스 베일을 봉쇄하며 팀에 큰 공헌을 한 바 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지난 2010년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박지성을 통해 안드레아 피를로를 원천 봉쇄하며 큰 재미를 봤다. 박지성은 이 경기 이후 '피를로 지우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아울러 존스는 메수트 외질이나 카림 벤제마 등 레알 공격수들이 쇄도하면 중앙의 마이클 캐릭이나 리오 퍼디낸드, 조니 에반스 등 포백라인과 수비 박스를 형성하며 지역 방어를 통해 이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지는 필 존스에 대해 "매우 뛰어난 팀플레이어로 그의 대인마크 능력은 맨유에 새로운 옵션을 부여했다"며 "하파엘의 수비를 도왔고 특히 호날두를 봉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팀내 최고점인 평점 9점을 줬다.

골닷컴 영국판 역시 존스에게 이날 선제골을 기록한 웰벡과 동일한 점수인 별 세개 반을 부여했다. 이는 골문을 든든히 지킨 GK 데 헤아가 받은 별 네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맨유는 존스가 이끈 견고한 수비벽 덕에 레알의 매서운 공세를 버텨내며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 경기 전까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홈팀인 레알을 상대로 2무2패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맨유는 적진에서 선방하며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맨유는 다음달 6일 오전 4시 45분 안방인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로 레알을 불러들여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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