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브리핑] '5400억 썼는데 4G 무득점'…토트넘, 새 시대는 아직

400분 넘게 이어진 골 침묵…구단 역사상 첫 개막 4경기 무득점
거액 투자에도 공격 실종…팬들은 "제발 골 좀 넣어달라"

로베르토 데 제르비 토트넘 감독.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체제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여름 약 3억 파운드(약 5400억 원)를 투자해 대대적인 선수를 영입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키웠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개막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출발을 했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6-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브렌트퍼드와 뉴캐슬에 연패한 뒤 노팅엄 포레스트와 에버턴을 상대로 연속 무승부를 거뒀지만, 아직 시즌 첫 승과 첫 골 모두 신고하지 못했다.

BBC는 토트넘의 시즌 초반에 대해 "새 시대가 헛된 새벽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수치는 더 심각하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까지 리그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고, 리그에서 4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한 것도 200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마지막 EPL 득점 이후 무려 407분 동안 골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더 답답한 것은 토트넘이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대규모 개편에 나섰고, 앤디 로버트슨과 마르코스 세네시, 얀 폴 판헤케, 사비뉴 등을 영입하며 대규모 전력 보강에 나섰다. 특히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산드로 토날리 영입에는 거액을 투자하며 중원까지 대폭 강화했다.

구단의 지원에 데 제르비 감독은 "매우 강한 팀을 만들고 있다"며 만족감을 피력한 바 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공격수 마티스 텔과 대화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공격력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에버턴전에서도 토트넘은 경기 초반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퍼드의 선방에 막혔고, 루카스 베리발의 경기 막판 슈팅마저 골문을 벗어나면서 결국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문제는 단순히 골이 터지지 않는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공격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창의성과 위협이 부족하다. 토트넘은 공을 점유하며 경기를 주도하는 순간에도 상대가 두려워할 만한 장면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였던 히샬리송마저 사실상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던 그는 이후 데 제르비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돼 EPL 25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에버턴과 트라브존스포르(튀르키예), 바스쿠 다가마(브라질) 등으로의 이적도 잇달아 무산되면서 현재 1군과 별도로 훈련하고 있다.

홈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경기 내내 야유가 쏟아졌고, 일부 팬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제발 골을 넣어달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어 보였다.

데 제르비 감독은 에버턴전 후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와 부상, 월드컵으로 인한 늦은 합류 등을 꼽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이미 지난 두 시즌 연속 17위에 머물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팀 전체에 패배 의식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시즌 초반에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올 시즌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토트넘에 가장 절실한 것은 첫 골이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애스턴 빌라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골과 승리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