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기고 있을 때 잠그기만" 잉글랜드도 감독 전술 실패 '비극'

사상 첫 '이방인 감독' 우승 무산
루니 "투헬 감독 결정이 매우 치명적"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토마스 투헬 감독의 그릇된 판단 탓에 국제축구연맹(FIFA)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잉글랜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 10분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앞서며 1966년 대회 후 60년 만에 결승 진출을 꿈꿨던 잉글랜드는 후반 40분과 추가 시간에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잉글랜드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투헬 감독에게 있다.

투헬 감독은 1-0으로 앞선 후반 27분에 공격수 고든을 빼고 수비수 에즈리 콘사를 넣으며 수비적인 경기 운영에 나섰다.

투헬 감독의 선택은 악수가 됐다. 잉글랜드가 수비에 집중하기 위해 라인을 내리자 아르헨티나가 공 점유율을 높이면서 쉬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좀처럼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투헬 감독은 미드필더 데클런 라이스를 빼고 측면 수비수 니코 오라일리를 투입, 수비 숫자를 늘렸다.

잉글랜드의 수비 숫자는 많아졌지만 정돈되지 못한 포지션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결국 후반 40분 엔조 페르난데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에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역전 헤더골을 내줬다.

투헬 감독은 뒤늦게 수비수들을 대신해 공격수 2명을 투입했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 후 잉글랜드 주장이자 에이스인 해리 케인은 "1-0으로 이기고 있을 때 잠그기만 했다. 중요하고, 상대가 강한 경기에서는 무리였다"며 에둘러 전술의 아쉬움을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던 웨인 루니도 "투헬 감독의 결정이 매우 치명적이었다"고 전술적 판단을 지적했다.

영국 현지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투헬 감독이 겁을 먹었다. 그의 소심함이 잉글랜드가 꿈꿨던 월드컵 우승을 무산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큰 기대를 갖고 선임한 투헬 감독이기에 이번 전술적 판단은 더욱 아쉽다. 앞서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맹, 첼시 등을 이끌고 빼어난 성적을 낸 독일 출신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세 번째 외국인 출신으로 지난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투헬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하며 좀처럼 지지 않는 팀으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전까지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를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결승을 눈앞에 두고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탈락했다. 월드컵 사상 첫 외국인 지도자 출신 우승이라는 타이틀 획득도 무산됐다.

한편 FA는 투헬 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BBC는 "마크 불링엄 FA CEO가 투헬 감독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투헬 감독 체제의 대표팀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