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권단체 "트럼프에 평화상 준 인판티노 FIFA 회장 조사하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대 FIFA 평화상 받아
FIFA 윤리위에 인판티노 회장 윤리 규정 위반 조사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했다가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영국 인권단체 페어스퀘어가 FIFA 윤리위원회에 윤리강령을 위반한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페어스퀘어가 FIFA 윤리위원회에 보낸 항의 서한에는 인판티노 회장이 FIFA 중립 규정을 네 차례나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 참석, 인판티노 회장으로부터 FIFA 평화상을 받았다.

초대 FIFA 평화상의 주인공이 된 트럼프는 "내 인생의 큰 영광 중 하나"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FIFA 평화상 제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 분열되는 세상에서, 갈등을 종식하고 평화의 정신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공헌을 인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을 만들었다"고 소개했지만,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을 수상자로 내정하고 신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6년 FIFA의 수장이 된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참석했고, 6월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2025 FIFA 클럽월드컵 트로피를 공개했다.

다만 선을 넘을 때도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포럼에서 "우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지지해야 한다. 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연설했다.

페어스퀘어는 "현직 정치인에게 이런 성격의 상을 주는 행위 자체가 FIFA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FIFA 회장이 단독으로 조직의 사명, 전략적 방향성, 정책 가치를 정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FIFA 윤리위원회가 실제로 인판티노 회장을 징계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