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팀' 선덜랜드 4위…7819억 쓴 리버풀 7위[해축브리핑]

첼시 9위·뉴캐슬 12위 기대 이하
"승격 팀 모두 강등 확률" 설문에 1%만 "YES"

선덜랜드를 응원하는 팬들ⓒ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초반 판도가 심상치 않다. 승격 팀 선덜랜드가 4위를 달리는 등 하위권으로 분류된 팀들의 기세가 좋다. 반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4억1500만파운드(약 7819억원)를 투자한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기대에 못 미치는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EPL 최고의 화두는 '승격팀의 선전'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올라온 선덜랜드, 리즈 유나이티드, 번리는 각각 4위, 15위, 16위를 달리고 있다.

승격 팀 3개 팀이 곧바로 강등돼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 크게 대조되는 흐름이다.

특히 선덜랜드의 고공행진이 눈길을 끈다. 선덜랜드는 한때 리그원(3부리그)까지도 떨어지는 등 자존심을 구겼으나, 8년 만에 복귀한 이번 시즌에는 기존 EPL 팀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덜랜드는 지난 주말 열린 9라운드 첼시 원정에서 2-1로 승리, 지각 변동이 심상치 않음을 각인시켰다.

선덜랜드는 이번 시즌 15명의 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과감한 투자를 했다.

보통 한 번에 여러 선수가 영입되면 '모래알 조직력'으로 오히려 팀이 더 흔들리기 쉬운데, 선덜랜드는 레지스 르 브리스 감독의 탁월한 선수 관리 능력을 앞세워 하나로 뭉쳤다.

영국 매체 BBC는 "이 팀은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부리그 중위권 팀이었다. 지금의 순위표는 '꿈' 같다"며 선덜랜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선덜랜드 외에 다른 승격 팀들의 초반 약진도 두드러진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선덜랜드, 리즈, 번리의 승격 팀 3인방이 모두 승리를 신고했다. 리즈는 '전통 강자' 웨스트햄을 꺾었고 번리는 울버햄튼을 잡았다.

BBC는 "자체 팬 투표 결과 '승격한 세 팀이 모두 잔류할 것 같다'는 답변이 27%, '적어도 한 팀 정도는 강등된다'가 71%, '세 팀 모두 강등될 것'이라는 예상은 1%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승격 팀들을 향한 역대급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4연패에 빠졌다. ⓒ AFP=뉴스1

반면 전통의 강호들은 초반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시즌 우승 팀 '1강' 리버풀의 하락세가 대표적이다. 모하메드 살라와 버질 판다이크 등 지난 시즌 우승 주축을 모두 붙잡았던 리버풀은 여름이적시장 기간 4억1500만파운드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투자하며 추가 선수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리버풀은 플로리안 비르츠, 제리미 프림퐁, 밀로시 케르케스, 위고 에키티케 등 전 포지션에 즉시 전력감을 데려왔고 알렉산더 이사크를 '1억2500만파운드(약 2356억원)'라는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안기고 품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개막 5연승 이후 4연패를 기록, 선두에서 7위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4경기 모두 경기력이 너무 저조했기 때문에 이 흐름을 빨리 끊어내지 못하면 부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간판 스트라이커 살라의 결정력이 예전같지 않고, 스타들이 즐비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가 버티는 힘이 부족해 밸런스가 맞지 않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 밖에 '맨체스터 형제'인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나란히 5승1무3패(승점 16)로 5·6위권에 자리, 역시 상위권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 여름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던 첼시도 4승2무3패(승점 14)로 9위까지 내려갔다.

박승수의 소속 팀이자 이번 시즌 4위권 진입이 기대됐던 뉴캐슬 유나이티드도 3승3무3패(승점 12)로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빅클럽 중 명성에 맞게 자리한 팀은 선두 아스널(7승1무1패·승점 22) 뿐이다.

한편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은 9라운드까지도 마수걸이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2무7패(승점 2)를 기록, 최하위인 20위에 자리하고 있다.

울버햄튼 팬들은 26일 번리에게마저 패하자 감독 경질을 요구하며 선수단과 충돌,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졌다.

울버햄튼의 황희찬(오른쪽)ⓒ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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