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첼시 감독…사리에게 드리우는 경질의 그림자

마우리시오 사리 첼시 감독./뉴스1 DB ⓒ AFP=뉴스1
마우리시오 사리 첼시 감독./뉴스1 DB ⓒ AFP=뉴스1

(서울=뉴스1) 맹선호 기자 = 첼시의 사령탑,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표정이 어둡다. 경질을 언급하기 다소 이를 수도 있지만 이미 이야기는 나오고 있다.

첼시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 0-6으로 크게 패했다. 첼시는 전반 25분만에 4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남은 시간 동안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한 채 6골차 참패를 당했다.

이제는 순위도 6위(15승5무6패, 승점 50)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행보가 불안하다. 새해 들어 첼시는 아스널(0-2 패), 본머스(0-4 패), 맨시티(0-6 패) 원정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성적이 떨어지자 사리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나폴리(세리에 A)에서 지도했던 조르지뉴를 활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2016-17시즌 우승 멤버인 은골로 캉테와 조화를 이루는 데 실패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성적도 따르지 않으니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승점 50을 기록 중인 첼시는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5승6무5패, 승점 51), 5위 아스널(15승5무6패, 승점 50)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는 결승전에 올랐으며 FA컵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해도 이번 맨시티전이 사리 감독을 크게 흔들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과거 주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경질될 때도 라이벌전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맨유는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스코어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맨유는 경기 내내 수세에 몰려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무리뉴 감독은 짐을 쌌다.

첼시와 맨시티가 맨유와 리버풀 처럼 라이벌의 의미가 크지는 않으나 빅클럽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자존심도 걸려 있었다. 이런 경기에서 무려 6골 차이를 보였으니 실망감도 컸다.

BBC에 따르면 첼시는 지난 1991년 노팅엄 포레스트에게 0-7로 참패했는데 이번 맨시티전은 이후 가장 큰 점수차로 패한 경기다. 사리 감독 스스로도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악수를 나누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

이에 영국 매체들은 벌써부터 경질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감독의 주기가 짧았던 첼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더구나 이제는 우승 후 이듬해 경질됐던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아니라 상위권 진입에 힘겨워하다 경질된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스콜라리 감독 등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사리 감독이 과거 숱하게 반복된 첼시 감독 경질의 역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는 방법 밖에 없다.

증명할 기회는 많다. 첼시는 19일 맨유와 FA컵 홈 경기, 25일 맨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전, 28일 토트넘과 EPL 홈 경기를 치른다. 그 사이 15일과 22일에는 말뫼 FF(스웨덴)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전을 치러야 한다.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는 난감한 일정이다. 이때 반등을 보인다면 사리 감독과 첼시의 여정이 이어지겠지만 삐걱대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3월을 맞이하기 어려울 수 있다.

m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