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첫 메이저 우승' 호날두…12년 전과 다른 눈물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가 12년 만에 다시 밟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결승에서 또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로, 12년 전과는 의미가 달랐다.
호날두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16 결승전에서 전반 2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는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동료들이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하면서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호날두는 지난 2004년 조국 포르투갈에서 열린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유로 무대를 경험했다. 그리고 첫 출전에서 유로 역사상 최연소로 결승전 무대를 밟은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호날두는 끝내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포르투갈은 그리스에게 0-1로 패했고 호날두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호날두는 유로와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유로 2012년 준결승 진출이 '호날두의 포르투갈'이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그렇게 12년 동안 정상에 도전했던 호날두는 프랑스에서 다시 정상 등극의 기회를 잡았다. 호날두는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못했던 포르투갈을 결국 결승까지 이끌었다. 3골 3도움 등 눈에 보이는 기록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보여줬다.
12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결승전이라 호날두도 포르투갈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악재가 생겼다.
호날두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디미트리 파예에게 태클을 당하면서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아픔을 참고 경기를 뛰던 호날두는 10분 뒤 경기장 밖으로 나가 테이핑을 하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러나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전반 25분 히카르두 콰레스마와 교체됐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이면서 팀의 에이스인 호날두까지 빠진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는데, 포르투갈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나니와 콰레스마를 이용한 역습으로 득점을 노렸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가장 많은 득점(13골)을 기록 중인 프랑스의 공격을 90분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연장전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투혼을 발휘하는 동료들에게 호날두도 힘을 불어 넣었다. 치료를 마친 호날두는 연장전을 앞둔 동료들을 찾아가 격려했다. 호날두의 응원을 받고 나선 포르투갈 선수들은 연장전 들어 근성을 보여줬다.
프랑스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던 포르투갈은 연장 후반 4분 에데르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오른발로 낮게 깔아찬 중거리 슛으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에데르의 골로 우승에 가까워지자 호날두는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운동장을 오가면서 동료들을 독려했다. 비록 경기장을 누비지 못했지만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원들에게 힘을 줬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호날두는 동료들과 우승을 만끽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12년 전 눈물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25분 밖에 뛰지 못한 아쉬움도 날려버리기 충분한 기쁨이었다.
dyk0609@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