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은 멀어졌지만…이정후 '타율 3할'의 가치
타율 0.303 기록…추신수 이어 한국인 2번째 '3할타자' 도전
최근 메이저리그 3할 타자 품귀 현상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풀 꺾였던 타격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MLB) 타격왕 도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졌지만, 추신수(44)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인 빅리거 '타율 3할'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일 시즌 타율이 0.298로 떨어진 이정후는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2루타 1개 포함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시즌 타율 3할을 회복한 그는 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홈런 두 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보이더니 5일과 6일 경기에서도 각각 2루타, 안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는 7일 현재 이번 시즌 105경기에 나가 타율 0.303(399타수 121안타)을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부터 총 4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정후의 경기당 평균 안타는 1.15개로, 심각한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 작성한 개인 시즌 최다 안타 149개를 넘길 전망이다.
이 흐름이면, 추신수가 2009년 세운 한국인 빅리거 시즌 최다 안타 175개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정후의 타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2시즌 연속 0.262에 그쳤던 그는 3번째 시즌에 '3할 타자'를 노린다.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타율 부문에서 '전 동료' 루이스 아라에스(0.326·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오토 로페스(0.318·마이애미 말린스), 프레디 프리먼(0.310·LA 다저스), 닉 곤잘레스(0.309·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이어 5위에 올라있다. 타율 0.297로 6위인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보다 6리가 높다.
6월 말까지 내셔널리그 타율 1위를 넘보던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타격감이 떨어져 타이틀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이정후는 다시 정확한 타격으로 안타를 늘리며 자기 페이스를 되찾았다. 이정후의 후반기 타율은 0.309로, 0.302의 전반기보다 더 좋은 편이다.
이정후가 타율 3할로 시즌을 마치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유의미한 한 해를 보내게 된다.
역대 한국인 빅리거 중 시즌 타율 3할을 달성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뛴 추신수가 유일하다.
추신수는 2009년(583타수 175안타)과 2010(550타수 165안타)년 모두 타율 0.300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정후의 시즌 타율 3할은 '희소성'이 있다. 2009년과 2010년 메이저리그에는 '3할 타자'가 각각 40명, 23명에 달했다. 이후 메이저리그는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2024년 리그 타율은 0.243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0.245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리그 타율도 0.244로 큰 변동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2021년 이후 3할 타자가 14명-11명-9명-7명-7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번 시즌에도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우고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정후 포함 7명인데,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제한된 시간에 투구하거나 타격해야 하는 피치 클록, 더 빠르면서 날카로운 공을 던지는 투수의 발전, 현미경 분석과 수비 시프트는 3할 타자 기근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흐름에서 이정후의 타율 3할에 대한 가치는 큰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 트렌드는 바뀌면서 타율이 떨어져도 장타를 더 많이 치고 자주 출루하는 타자를 선호하고 있다. 이정후는 득점 생산 능력을 상징하는 OPS(출루율+장타율)에서 0.787을 기록,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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