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MLB 진출' 송성문, 청춘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

이상철 스포츠부 차장
이상철 스포츠부 차장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큰 폭의 발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은 송성문(29). 쉽지 않을 거라는 회의적인 전망을 비웃듯, 그는 4년 1500만 달러(약 218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활동하던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한 건 송성문이 10번째 주인공이다. 빅리그 도전 사례가 적지 않았으나 송성문은 그 성공을 거두기까지 과정이 조금 더 특별했다.

2015년 신인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지명된 송성문의 계약금은 8000만 원이었다. 억대 계약금을 받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유망주와 출발점이 달랐다. '소속팀 동료'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은 어린 나이에 주전을 꿰찬 뒤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지만 송성문은 20대 중반까지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적도 없었다.

그렇게 평범한 선수였던 송성문은 2년 만에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하나둘 메이저리그로 떠나 성공한 동료를 보며 각성했고, 철저한 몸 관리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남부럽게 봤던 태극마크도 놓치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송성문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고, 결국 샌디에이고에 낙점받았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단 두 시즌만 잘했을 뿐이지만, 샌디에이고는 그 성장 과정을 주목했다.

여전히 빛도 보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은퇴 기로에 놓이는 선수가 수두룩한 가운데 뒤늦게 꽃을 피운 송성문의 인생 역전 드라마는 큰 울림을 줬다. 조금 늦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성공의 열매를 딸 수 있다는 걸 송성문이 보여줬다.

메이저리그는 누구나 뛸 수 없는 무대지만,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송성문은 "나 같은 선수도 이런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간다. 노력하고 인내했더니 이런 좋은 날이 왔다"며 후배들이 자신을 보며 꿈을 키우길 바랐다.

그의 메시지가 비단 야구계에만 통용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난관에 부딪히거나 유혹에 흔들려 포기하려는 청춘들이 송성문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보았으면 한다. 물론 공짜는 없다. 송성문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쏟은 눈물과 열정의 땀방울도 같이 기억해야 한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