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단장 "일단 송성문 WBC 출전 지지…조만간 결정"
"팀에 남아 좋은 인상 보이고 싶은 걱정도 이해"
스태먼 감독 "외야수 기용도 고민할 것"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AJ 프렐러 단장이 송성문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지지한다면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프렐러 단장은 24일 진행한 송성문 입단 화상 기자회견에서 "송성문 측과 협상할 때부터 WBC 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 구단은 송성문 포함해 모든 선수의 WBC 출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송성문은 WBC 출전을 예약해뒀지만,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 달러(약 222억 원) 계약을 맺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WBC가 열리는 내년 3월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시기다.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옥석을 가려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를 확정한다.
이제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송성문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 때문에 송성문은 WBC 출전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전날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마치고 귀국한 송성문은 "WBC 출전은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한다. 지금 내가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프렐러 단장은 "이제 막 입단한 송성문이 미국으로 건너와 적응하고 좋은 인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걱정하는 부분을 이해한다"면서 "송성문과 얘기를 나누고 조만간 WBC 출전 여부에 관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던진 송성문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영입에 성공했다.
프렐러 단장은 송성문을 영입한 배경에 대해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즐거운 마음으로 계약했다"며 "송성문은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발전한 선수로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뛰어나다"고 전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0.340의 타율에 19홈런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7 등으로 잠재력을 꽃피웠고, 올해도 0.315의 타율과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 0.917 등 활약을 이어가며 KBO리그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프렐러 단장은 "송성문은 스트라이크존을 잘 컨트롤하고 수준 높은 타격을 펼친다. 3루수는 물론 2루수로도 수비력이 뛰어나다. 유틸리티 자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성격에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선수여서 우리 샌디에이고 팬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송성문은 샌디에이고에서 내·외야를 걸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전망이다.
크레이그 스태먼 감독은 "송성문은 3루수와 2루수는 물론 1루수와 외야수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며 "스프링캠프 때 고민할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성문은 먼저 영어로 인사말을 전한 뒤 "샌디에이고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줘서 감사하다. 샌디에이고 생활이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발전이 없었다면 지금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면서 "2년 전부터 철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식단 조절로 몸을 만들고 타격 메커니즘을 뜯어고쳤더니 생산 능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동료들을 보며 나도 (미국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하지만, 모든 공을 ABS가 판정하는 KBO리그와 다르게 각 팀이 경기당 2회씩 이의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에 대해 송성문은 "KBO리그에 ABS가 도입된 뒤 개인 성적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타자는 투수의 실투를 좋은 타구로 만들어야 한다. 난 ABS보다 타격 메커니즘이 향상돼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판의 볼 판정과 ABS 모두 장단점이 있다. 둘 다 경험한 만큼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면서 "팀 내 좋은 내야수가 많다. 팀이 나를 필요할 때마다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