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연속 결장' 김혜성이 사라졌다…가을 무대 밟을 수 있을까
부상 복귀 후 선발 4경기뿐…다저스 시드 확보에 총력전
"발빠른 김혜성, PS선 대주자 등 활용가치…낙심 단계 아냐"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김혜성(26·LA 다저스)이 경기에서 도통 보이질 않는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다시금 활발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선발은 물론 경기 도중 교체로도 좀처럼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확장 엔트리에 맞춰 빅리그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7월 왼쪽 어깨를 다쳐 부상자 명단(Injury List)에 올랐고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김혜성은 복귀 이후 경기 출전 빈도가 급격히 줄었다. 부상 전만 해도 일주일에 2~3번 정도 선발로 출전하고, 선발에서 제외됐을 땐 경기 후반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았던 그였다.
다저스는 9월 현재까지 19경기를 치렀는데, 김혜성은 이 중 8경기만 뛰었다. 이 중 절반인 4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고, 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한 타석만 소화한 뒤 대타로 교체되기도 했다.
최근엔 아예 모습을 감췄다. 다저스는 지난주에 치른 7경기에서 단 한 번도 김혜성을 기용하지 않았다. 김혜성의 마지막 출전 경기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교체 출전한 것이었다. 그 경기에서 다저스는 10-2의 대승을 거뒀다.
물론 김혜성이 복귀 이후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영향도 있다. 그는 부상에서 돌아온 뒤 출전한 8경기에서 14타수 1안타(0.071)에 그쳤다. 출전 기회가 한정적이었지만, 맨 처음 콜업됐던 5월에는 그 기회를 잡았던 김혜성이었다.
더 큰 이유는 다저스의 팀 사정이다. 김혜성이 처음 빅리그를 밟았던 5월과 달리 현재 다저스는 '백업 멤버'를 중용하고 테스트할 상황이 아니다.
다저스는 8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겪으며 한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다. 9월 들어 반등하면서 최근 지구 우승을 확정했지만, 가을야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선 안주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6개 팀이 나선다. 각 리그 지구 우승 팀 중 승률이 높은 2개 팀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면제받고 곧장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게 된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지만, 지구 우승을 확정하진 못했다. 게다 승률이 0.568로 동부지구 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0.594),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 브루어스(0.609)보다 성적이 저조하다. 지구 우승을 하더라도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정규시즌 최대한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챔피언십 시리즈, 월드시리즈 상대에 따라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다저스가 최근 여유 있는 운영을 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김혜성에게 출전 시간을 내주지 못했다"면서 "토미 에드먼, 맥스 먼시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내야수 쪽 자리가 없어진 것도 큰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대로라면 김혜성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 가능성도 비관적일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 거의 기용하지 않았던 루키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 쉬운 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성의 '빠른 발'은 단기전에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 위원은 "물론 경기가 임박해야 확실해지겠지만 현 상황에서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면서 "김혜성의 빠른 발은 다저스 로스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 후반 대주자 역할로 요긴하고,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어필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대주자의 중요성을 높게 생각하고 있기에 김혜성의 승선 가능성이 낮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빅리그 진출 첫해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김혜성 본인의 활약상보다는 팀이 처한 상황에 따른 내부적 판단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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