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염소의 저주' 깬 컵스, 108년 전과 비교해보니 더 '감동'

시카고 컵스 선수와 팬들이 3일(한국시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sw1
시카고 컵스 선수와 팬들이 3일(한국시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sw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10년 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까지 무려 108년의 시간이 걸렸다. 강산이 10번도 더 변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인 엠엘비닷컴(MLB.com)은 3일(한국시간) 컵스가 빅리그 정상에 오른 뒤 "10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MLB.com은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얼마나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것이 감격적이었는지를 전했다.

컵스는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7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8-7로 승리했다.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끊어내고 무려 108년 만에 메이저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컵스가 올해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1908년 당시만 해도 평균 수명은 47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평균 수명은 78.47세로 늘었다. 1908년 만 해도 중병에 걸리면 의학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았다.

라디오나 TV 등 흔히 말하는 '라이브스트리밍' 기계가 없었다. 때문에 팬들은 컵스의 우승 소식을 전신 기사(telegraph operator)를 통해 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당시 시내 광장에 있는 커다란 보드에 최신 뉴스를 공지하곤 했다.

MLB.com에 따르면 지금은 보편화된 전화기는 당시 단 8%만이 보유하고 있는 희귀 물품이었고, 당시 평균 임금은 시간당 22센트(약 251원)였다.

1908년은 미국에 비행기가 처음으로 대중화 된 때이기도 하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한 지 5년 만이었다. MLB.com은 "108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의 팬들은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흥미로워 했다.

흥미로운 수치도 많다. 당시 설탕은 파운드 당 4센트(약 46원)였고, 계란은 한 판에 14센트(160원)였다. 1908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프랑스의 에펠 타워(324m)였다. 현재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부르즈할리파 빌딩(828m)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더 나아가 현재 컵스의 홈 구장인 리글리필드는 당시엔 없었다. 리글리필드는 1916년에 지어졌다.

3일 컵스가 마침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자 수많은 이들은 기쁨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08년 만의 한풀이에 전 세계 팬들도 환호를 보냈다.

alex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