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전 187기' 장은수, 10년 인내 결실…"골프 그만둘까 고민했는데"
제주삼다수 역전 우승…"물 세례 맞고 나서 우승 실감 나"
"첫 우승 목표 이루고 자신감…오래오래 골프하고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년 데뷔 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장은수(28·굿빈스)가 첫 승을 거두기까지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무려 186번의 도전에도 좌절이 반복되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하지만 장은수는 자신이 사랑하는 골프를 도무지 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그는 프로 10년 차, 187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결실을 이루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장은수는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 그룹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장은수는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수상한 주인공이다. 당시 신인상 경쟁자가 현재 KLPGA 통산 최다승(20승)의 박민지, 2022년 대상 수상자 김수지였는데, 이를 이겨내고 상을 받아낸 이가 장은수였다.
당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무관 신인왕'이라는 꼬리표였는데, 이 꼬리표를 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긴 슬럼프에 빠지면서다.
장은수는 2021년 2부투어(드림투어)로 내려갔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시드전을 거치기도 했다.
2025년 다시 2부투어로 내려간 장은수는 올해 다시 정규투어에 복귀했고, 하반기 첫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의 꿈을 이뤘다.
장은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데뷔 후 10년 만에 거둔 첫 우승이라 더욱 뜻깊고 기쁘다"면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이후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오가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2023년 정규 시드를 잃은 뒤엔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하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신인상을 받고 정규투어에 출전하면서 욕심을 많이 냈다"면서 "스윙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바꾸려 했던 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불안한 감정도 커졌다"고 했다.
골프를 포기까지 하려던 장은수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코치님께서 끝까지 믿고 해보자고, 지금 그만두면 분명 후회할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그 믿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계속 도전하면서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힘든 시간을 오랫동안 함꼐 해주신 매니지먼트 대표님께도 감사하다. 우승 후 그간의 시간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첫 우승은 쉽지 않았다. 강채연과 치열한 승부를 벌이던 장은수는 16번홀(파4) 버디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까지 한 타 차가 이어지며 우승이 가까워졌는데, 18번홀(파4)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위기가 왔다.
장은수는 "우승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다시 느꼈다"면서 "벙커에서 친 세컨드샷도 얇게 맞아 순간 놀랐는데 운 좋게 그린에 올라가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승 후 동료들의 축하와 물세례를 받은 뒤엔 비로소 우승을 실감했다.
장은수는 "오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내가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있었는데, 물세례를 맞으니 그때야 우승했다는 실감이 났다. 정말 기분 좋았다"고 했다.
마침내 첫 우승의 목표를 이룬 장은수는 다시 앞을 보며 달려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나는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 선수다. 주변에선 나이가 많다는 얘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오래오래 골프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하반기 첫 대회에서 우승을 이룬 만큼, 남은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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