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전관왕' 노리는 김민솔 "2부투어 경험이 지금의 밑거름"[인터뷰]

"2부투어 우승하며 성장…골프 다시 돌아봤던 시간"
다음주 AIG 오픈 출격…"경험 쌓고 LPGA 도전할 것"

올 시즌 KLPGA투어 상반기를 호령한 김민솔.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오프닝 세리머니'에 참석한 박현경(26)과 임희정(26)은 '대상 후보'를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루키' 김민솔(20·두산건설)을 꼽았다.

임희정은 "비거리도 잘 나오고 쇼트게임도 잘하기 때문에 경험만 쌓는다면 유력한 후보"라고 했고, 박현경도 "여러 부분에서 기술이 뛰어나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후배를 향한 선배들의 기분 좋은 '립서비스'로 보였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이들의 '예상'은 적중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김민솔이 신인왕과 대상은 물론, '루키 전관왕'에 도전할 만한 포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솔은 전반기 14개 대회에 출전해 3승(iM금융오픈, 한국여자오픈, 맥콜·모나용평 오픈)을 수확해 상금(9억 8452만 원)과 대상포인트(313점)는 1위, 평균타수(70.4130타)에선 박현경(70.3538타)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신인상포인트는 1596점으로 2위 빳차라쭈타 콩끄라판(태국·838점)과의 격차를 거의 2배 가까이 벌렸다.

이대로라면 신지애가 유일하게 달성했던 '루키 전관왕' 대업도 충분히 노릴 만하다. '전설' 신지애가 2006년에 달성했던 기록을, '2006년생'인 김민솔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쉴 틈 없이 전반기를 달린 뒤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김민솔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도 이렇게 성적을 낼 줄은 몰랐고, 이 정도의 목표를 잡지도 않았다"면서 "상상 이상으로 좋은 성적이 나와 나 역시 놀랍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선배들에게 '대상 후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부끄럽기도 했는데, 한편으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면서 "성적이 잘 나오면서 '진짜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솔(20·두산건설). (두산건설 제공)

3번의 우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는 iM금융오픈을 꼽았다. 단순히 '처음'의 의미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iM금융오픈 때는 샷감이 너무 안 좋아서 우승은커녕 예선 통과를 걱정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꾸역꾸역 만들어낸 우승이라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배운 대회였다"고 설명했다.

김민솔의 동기인 '2006년생' 골퍼들은 이미 지난해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작년 신인왕 서교림, 그와 경쟁했던 김시현 등이 모두 김민솔과 동갑내기로 지난해 '루키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김민솔은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 83위에 그치면서 정규투어가 아닌 드림투어(2부)에서 시작했다. 동기들보다 한발 늦은 출발이었다.

김민솔에게 2부투어는 좁았다. 그는 11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4승을 쓸어 담으며 말 그대로 투어를 '평정'했다. 이후 후반기엔 정규투어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2차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게 하는 '예고편'과도 같은 활약이었다.

김민솔은 "지금 돌이켜보면 2부투어에서의 시간이 정말 중요하고 소중했다"면서 "다시 한번 내 골프를 돌아보면서 개념을 생각했고, 2부투어에서 '습관'처럼 우승했던 것이 지금 성적의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정규투어 경기를 보면서 마음도 다잡았다. 김민솔은 "2부투어는 월~화요일에 경기를 하니까 주말엔 정규투어 경기를 봤다"면서 "2부투어에서 많이 우승해도 관심을 갖지 않으니까, 이 시간 동안 성장해서 정규투어에 가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민솔(20·두산건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주의 짧은 휴식기 이후 김민솔은 다시 달린다. 후반기엔 김민솔의 '루키 전관왕' 달성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지만, 그는 차분히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다.

김민솔은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일단은 KLPGA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고, 작년에 우승했던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후반기 시작은 KLPGA가 아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30~8월2일)이다. 그는 세계랭킹 상위(16위) 자격으로 출전권을 확보,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김민솔은 "한국과 코스 환경이 많이 다르다고 해서 클럽 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돌아와 한국 대회에서도 감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큰 변화를 주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언젠가는 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 랭킹 1위와 같은 목표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험과 성장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컷 통과를 1차 목표로 잡고, 컷을 통과한다면 조금씩 목표를 높여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