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1억' 유해란 "샷만 하면 공이 홀컵 안으로 들어가려 해"

KPMG·에비앙 챔피언십 2연속 우승…"믿기지 않아"
메이저 18홀 최저 60타 新…"모든 게 다 잘 됐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LPGA 프로골퍼 유해란이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 대회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짧은 기간 두 번이나 우승해서 믿기지 않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한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이 꿈을 꾸는 기분으로 일상을 보내는 중이라며 웃었다.

유해란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국 무대에서 뛸 때부터 일반 대회 우승은 경험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다. 그래서 은퇴 전에 꼭 한 번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무대에선 티오프 전 선수를 소개할 때 우승 경력을 말해주는데,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부러웠다. 이제 그 수식어로 불리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해란은 지난 12일 막을 내린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뒤 연장 접전 끝에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유해란은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2019년 고진영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두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만 상금 51억 원을 받았고, 세계랭킹도 4계단 오른 3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시즌 2승이자 통산 5승을 올렸다.

유해란은 12일(한국시간)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AFP=뉴스1

유해란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의 한을 풀면서 부담을 내려놓고 여유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기에 부담도 컸다"며 "그래도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 경기를 풀어가는 데 마음도 편해졌다. 이후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부담 없이 여유를 갖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우승은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유해란은 "2015년 주니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프로 입문 후 이 대회 정상에 서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으로 그 목표를 달성해 더욱 기쁘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골프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묶어 11언더파 60타를 때려 18홀 기준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 타 신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유해란은 경기를 마친 뒤에야 자신의 대단한 스코어를 인지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샷, 아이언, 퍼트 등 모든 게 잘 된 하루였다. 초반 3개 홀에선 샷만 하면 공이 홀컵 안으로 들어가려 했고, 실제로 들어가기도 했다. 다른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온전히 집중했다"며 "마지막 홀을 마친 뒤 스코어를 쓰면서 캐디에게 '나 11언더파 맞아'라고 물었더니 캐디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맞아'라고 답하더라. 경기에 집중했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해란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린 적중률, 드라이빙, 볼 스트라이킹 등 각종 기록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교한 샷을 선보인 비결에 대해선 장비 파트너인 테일러메이드에 공을 돌렸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LPGA 프로골퍼 유해란이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이호윤 기자

그는 "미국은 코스가 좁고 그린도 작은 데가 많다. 각종 기록이 좋은 건 클럽과 공 덕분"이라며 "올해 사용 중인 테일러메이드의 Qi4D' 드라이버, 그리고 오랜 기간 사용한 'P 시리즈' 아이언이 나와 잘 맞는다"고 이야기했다.

골프공 테일러메이더 'TP5'에 대해서도 "프로 입문했을 때부터 8년 정도 사용했는데 거리, 정확성, 스핀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육각형 공이라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유해란의 전용 골프공에는 숫자 '62'와 '태양' 마크가 새겨져 있다. 그는 "62는 에비앙 챔피언십 이전 대회에서 18개 홀 기준 가장 잘 친 스코어로, 오늘 경기에서도 이 스코어를 쳤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또한 식상하지 않는 심볼을 하나 만들고 싶어서 내 이름 '해'를 태양으로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60타를 친 유해란은 앞으로 62가 아닌 60이 새겨진 골프공을 쓴다. 임헌영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해란에게 새로운 골프공을 전달했다.

유해란은 "이른 시일 내 새로운 공을 제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