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톱5' 김주형, 슬럼프 탈출 시동…아시안게임 기대감↑
US 오픈 3위…난코스·강풍 등 악조건 속 4일 내내 선전
9월 아시안게임 출전…향후 선수 생활 중요한 기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정말 오랜만에 '김주형다운' 플레이가 나왔다. 김주형(24·나이키골프)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 오픈에서 선전하며 슬럼프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김주형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6회 US 오픈(총상금 2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 최종합계 1언더파 279타로 윈덤 클라크(4언더파 276타), 샘 번스(3언더파 277타·이상 미국)에 이은 단독 3위를 마크했다.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 대회에서 5위 이내 성적을 올린 건 무려 2년 만이다. 그는 2024년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8월엔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해 8위를 기록했고, 그해 12월 비공식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와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급격한 슬럼프를 겪었다. 2025년 2월 슬로플레이 지적에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는데, 이후 좀처럼 샷이 맞지 않았다. 2025년 26개 대회에서 '톱10'이 단 한 번뿐이었고 9차례나 컷 탈락했다.
이른 나이에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김주형은 지난해의 부진으로 시그니처 대회 등 2026년 주요 대회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올해도 좀처럼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5월 머틀비치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6위가 유일한 '톱10'일 정도였다.
하지만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가 열린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코스 세팅이 매우 어려운 걸로 정평이 나 있어 톱랭커들도 고전했다. 여기에 강풍까지 불면서 '언더파 스코어'도 쉽지 않았다.
김주형은 오히려 이런 악조건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날카로운 샷과 정확한 퍼팅으로 오랜만에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상위권에 자리를 잡은 그는, 2라운드에선 세 타를 줄이며 2위까지 올랐다.
6타 차 2위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김주형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갔고, 선두 클라크를 한때 2타 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비록 '역전극'을 펼치진 못했으나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3명뿐인 '언더파 스코어'에 김주형이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반전이다. 2023년 기록했던 US 오픈 개인 최고 성적(공동 8위)도 거뜬히 경신했다.
김주형에게 2026년은 특히 더 중요하다.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이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김주형에겐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무대다.
그는 3년 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달리면서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코로나로 대회가 1년 밀렸지만, 1년 전 뽑힌 선수들이 그대로 대회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주형으로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입장에서 4년을 기다렸고,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 최근의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100위 밖까지 밀렸지만, 그보다 랭킹이 앞선 선수들이 출전을 고사해 김주형에게 기회가 왔다.
출전 기회가 와도 '금메달'이 아니라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슬럼프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자칫 조바심이 날 수도 있었지만, 김주형은 가장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재확인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한동안 웃는 얼굴을 보기 어려웠던 김주형도 오랜만에 활짝 웃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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