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임성재는 거부, 안병훈은 수용…韓 선수들 LIV골프행 왜?

안병훈 필두 송영한·김민규 '코리안 골프클럽' 합류
메이저 출전·랭킹 포인트 반영 등 '장벽'도 낮아져

LIV 골프 이적을 결정한 안병훈(35).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리브(LIV) 골프 출범 4년째, 서서히 '오일 머니'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지자 한국 선수들도 '빗장'을 풀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안병훈(35)과 송영한(35), 김민규(25)는 최근 LIV 골프 합류를 결정하고 2026시즌부터 뛸 예정이다. 이들은 팀 아이언헤즈'가 이름을 바꾼 '코리안 골프 클럽'의 멤버로 함께하며, 안병훈이 주장을 맡는다.

안병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그는 2017년 데뷔한 이래 PGA투어 229개 경기를 뛰며 2153만5424달러(약 317억 원)를 벌었다. 우승이 없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상금을 차지한 선수다.

송영한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등 다양한 투어를 경험했고, 셋 중 가장 어린 김민규는 KPGA투어에서 3승을 기록했다.

송영한, 김민규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고, 이것이 LIV 골프 합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적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출범 초반만 해도 한국 선수 중에선 LIV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이들이 적잖았는데, 이제는 LIV 골프 또한 하나의 '선택지'로 보는 것이다.

출범 4년째를 맞는 LIV 골프. ⓒ AFP=뉴스1

LIV 골프가 2022년 출범한 이래 끊임없이 받던 지적은 '오일 머니'와 '스포츠 워싱'이었다. 인권 침해, 여성 차별 등의 문제로 악명 높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가 주도한 단체였기 때문이다.

PGA투어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LIV 골프 합류 제안을 망설인 것 또한 이런 맥락과 결을 같이 한다. 거절이 어려운 제안이었지만 LIV 골프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모르는 체하기 어려웠을 터다.

그러나 출범 4년째가 되는 LIV 골프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초창기만 해도 '새로운 골프'를 추구하며 기존 골프계와의 대치 성격이 강했는데, 최근엔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기존 골프계 주류에 편입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새다.

리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스포츠 워싱'에 대한 지적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 숱한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가던 LIV 골프의 '버티기 전략'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한국에서 열렸던 LIV 골프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국 선수에 대한 가치도 높아졌다. K-팝과 K-푸드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골프 열기가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LIV 골프 클럽의 새로운 팀 코리안 골프 클럽. (LIV 골프 제공)

팀명에 '코리아'를 넣어 국가 정체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더 확고하게 하기 위해선 '교포 선수'가 아닌 '한국 국적'의 선수가 필요했다.

이에 LIV 골프는 지난해 말부터 간판급 한국 선수들에 대한 영입 작업을 이어왔다. 김시우(31), 임성재(28)가 대표적인데, 이들에게는 실제 LIV 골프의 제안이 있었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병훈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LIV 골프는 또 다른 한국 선수로 LIV 골프에서 뛴 경험이 있는 송영한과 김민규를 선택했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LIV 골프 합류가 나쁠 것이 없다. 막대한 상금은 물론, 그 외의 실리도 챙길 수 있다.

출범 초창기만 해도 4대 메이저대회 출전이 제한적이었으나 이제는 빗장이 풀렸고, 올해부터는 LIV 골프 대회에도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LIV 골프에서 좋은 성적을 내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고, 이를 발판 삼아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