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데이의 도약, 다시금 불붙은 '빅3' 전쟁…격전지는 '마스터스'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초 잠시 잠잠했던 '빅3'의 경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2주 연속 우승으로 21주만에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은 제이슨 데이(호주)가 불을 붙였다.
데이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컨트리 클럽(파72·7169야드)에서 열린 월드 골프 챔피언십(WGC) 시리즈 델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최종일 4강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한홀차로 따돌린 데 이어 결승에서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을 상대로 4홀을 남기고 5홀을 앞서면서 정상에 올랐다.
데이는 이번 우승으로 조던 스피스(미국)를 따돌리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면서 랭킹 2위가 됐던 데이는 한 주만에 한 계단을 더 끌어올렸다.
데이의 반등으로 남자 골프 세계랭킹 '빅3'의 구도는 다시 한 번 뜨거워졌다.
지난해 세계랭킹 1위를 경험한 선수는 스피스, 데이, 매킬로이 등 총 3명이었다. 매킬로이가 발목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마스터스를 제패하는 등 상승세를 탄 스피스가 1위를 차지했고, 시즌 막판에는 데이가 2개월간 4승을 쓸어담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9월 중에는 매킬로이, 스피스, 데이가 3주간 번갈아가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지난 시즌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스피스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단은 스피스가 앞서는 형세가 됐다. 이후로도 데이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11월 이후 스피스가 줄곧 1위를 지켰다.
2016년 새해가 밝은 뒤 세 선수가 동시 출격하는 일이 많지 않으면서 '빅3'의 대결구도는 다소 잠잠했다. 이 사이 스피스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매킬로이와 데이는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3월 이후 판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스피스가 다소 주춤하면서 포인트를 까먹는 사이 매킬로이와 데이가 잇달아 상위권 성적을 내면서 추격한 것이다.
매킬로이가 우승의 '정점'을 찍지 못한 반면, 데이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이어진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서 랭킹 1위를 탈환했다.
데이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를 기대했지만 정말, 정말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즐겼다"면서 랭킹 1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여지가 있다. 1위 데이와 2위 스피스의 랭킹포인트 격차는 1.4621점으로 적은 차이는 아니다. 3위 매킬로이는 10점이 채 되지 않는 9.3621점이다.
그러나 2주 뒤인 4월 7일 세계랭킹 배점이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가 개막한다. 이 대회에서 '빅3'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다시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 스피스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이후 랭킹에서 급상승을 일궈낸 끝에 매킬로이를 제칠 수 있었다.
선수들도 마스터스에 대한 각오가 대단했다. 데이는 "솔직히 말하면 마스터스를 앞두고 나에게는 좋은 징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스피스는 "랭킹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오히려 마스터스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것 같다"고 했다.
매킬로이 역시 "이번 주는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이었다. 우승을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매우 행복한 상태로 오거스타(마스터스 개최지)로 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명인열전'으로 통하며 4대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마스터스. '빅3'의 치열한 대결이 한껏 고조될 이번 대회는 좀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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