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할머니 영전에 금메달 바칠 것…애국가 숙지 100%"[AG]
아시안게임 여자 57㎏급 우승
"주변 기대에 부담 컸지면 이겨내 기뻐"
- 안영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려진 한국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자신이 나고 자란 일본에서 마침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할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했다.
허미미는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몽골)를 유효승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재일교포 허미미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는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바람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다음에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듣겠다고 다짐했던 허미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금메달로 향하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허미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변 기대가 너무 커서 솔직히 부담도 됐다. 어깨 부상을 당했을 때는 살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그걸 다 이겨내고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금메달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세상을 떠난 할머니였다.
허미미는 "할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가져갈 것"이라면서 "할머니의 유언이 없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한국에 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 할머니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허미미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16강부터 4강까지 한판승과 반칙승 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결승에서는 테르비시와 마지막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허미미가 경기 시작 11초 만에 따낸 유효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이후 상대의 거센 반격을 막아내며 끝까지 리드를 지켜 금메달을 확정했다.
허미미는 "평소 결승전에서 일찍 점수를 딴 적이 없었다. 그래서 유효를 따낸 뒤 '남은 시간이 3분49초나 된다고?' 싶었다"며 "그래도 끝까지 리드를 지키려고 열심히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제 허미미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애국가를 따라 부를 일만 남았다.
허미미에게 애국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태극마크를 단 뒤 한국어를 공부했고, 애국가도 직접 뜻을 찾아가며 외웠다.
허미미는 "애국가 1절은 다 숙지했다. 뜻이 조금 어려웠는데 하나하나 검색해 보면서 공부하고 외웠다"며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한국어도 전보다 더 늘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개인전 정상에 오른 허미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장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더 멀리는 2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정상까지 바라보고 있다.
허미미는 "다음 목표는 2028 LA 올림픽 금메달"이라면서도 "아직 이번 대회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은 혼성 단체전에서 또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