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나고 자란 日서 마침내 태극기 펼쳤다[AG]

결승서 테르비시 유효승으로 꺾고 승리
어깨 부상 등 슬럼프 이겨내고 더 성장

대한민국 허미미가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눈물을 닦고 있다. 2026.10.1 ⓒ 뉴스1 김민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나고 자란 일본에서 마침내 태극기를 펄럭이며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허미미는 1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몽골)를 유효승으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유도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허미미 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메달이다.

허미미는 2002년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다. 일본에서 유도 선수로 성장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일본 전국중학교대회에서 우승했고, 와세다대에 진학하는 등 일본에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더 유창하다.

일본 국가대표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었던 그의 인생은 할머니의 유언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허미미는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바람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가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아경기대회 D-30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8.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이후 허미미가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게 밝혀져, 더 의미가 있는 한국행이었다.

그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에 은메달을 안긴 뒤 "애국가를 외웠는데 따라 부르지 못해 아쉽다"면서 "다음엔 금메달을 따 애국가를 따라 부르고, 할머니 묘비에 금메달을 올려드리고 싶다"고 해 주변에 큰 울림을 줬다.

이후 허미미는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등 슬럼프도 있었지만, 2년 전의 아쉬움을 잊지 않고 더 성장해 약속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서서 하는 경기 운영은 이전부터 장점이었으나 상대를 눕혔을 때 '굳히기'는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허미미는 지난 2년 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굳히기 완성도를 높였다.

이날도 허미미는 16강과 8강전에서 공격 성공 이후 완벽한 굳히기를 이어가 한판승을 따냈다. 결승에서도 굳히기 및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아울러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 반칙패했던 아픔을 씻고, 이번 대회에서는 보다 여유 있는 경기 운영으로 지도를 줄이고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로써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일본 하늘에서 금메달과 함께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아울러 "한국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던 할머니의 묘비에 금메달을 들고 찾아갈 수 있게 됐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경북체육회)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마련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아 메달을 바치고 있다. 2024.8.6 ⓒ 뉴스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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