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파운드 男 개인전 첫 우승 김종호 "내가 金 딸 줄이야"[AG]

단체전 부진 딛고 개인전 반등…"포기 안 했다"
마지막 엔드서 '10-10-10'…"멋있게 金 따고 싶었다"

대한민국 김종호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김도우 기자

(오카자키=뉴스1) 이상철 기자

"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줄 몰랐다."

한국 양궁 최초로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종호(32·현대제철)가 자기가 일군 대업에 깜짝 놀랐다.

김종호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장청웨이(대만)를 149-145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김종호는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컴파운드 종목이 도입된 이래 남자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태극 궁사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종호는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네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게 돼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줄 몰랐다. (최)용희 형이 결승에 올라갈 거라 예상하고, (반대편에서) 용희 형에게 가는 경쟁자를 최대한 물어뜯어 힘들게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그런데 용희 형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내 거에만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 열심히 했던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웃었다.

마음고생을 딛고 따낸 의미 있는 금메달이다. 컴파운드 대표팀은 전날 남자 단체전에서 4위에 그쳤는데, 김종호가 자기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김종호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대만 창정웨이와 맞대결을 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김도우 기자

부진으로 의기소침했던 김종호는 하루 동안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머리가 아파서 어젯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잤다. '내 인생에 마지막 아시안게임 개인전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 툭툭 털어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점심을 먹은 뒤 체할 뻔했는데, 사대에 들어가니까 마음이 평온해졌다. 바람이 불면 멈췄을 때 쏘면 됐다. 그게 안 되면 (바람을 읽고) 오조준으로 활시위를 당겼다"며 "귀를 닫고 바닥만 바라보며 한 발, 한 발을 쐈다. 어느 순간 승리 포인트가 왔고, 마지막 한 발까지 집중해서 쐈다"고 덧붙였다.

김종호는 8강에서 뒷심을 발휘, 랴오자하오(중국)에 144-142로 역전승한 뒤 승승장구했다. 4강에서 라트남 티루무루(인도)를 148-144로 가볍게 눌렀고, 결승에서도 총 15발 중 14발을 10점에 쏘는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다.

우승을 확정한 마지막 엔드에 대해서는 "조금 의식했다. 기왕 금메달을 딸 거 더 멋있게 따자는 생각에 9점짜리 세 개보다는 10점짜리 세 개가 맞히고자 했다"고 웃었다.

대한민국 김종호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대만 창정웨이에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김도우 기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2023년 항저우 대회와 비교해 메달 개수는 줄었으나 상징적인 금메달을 땄다.

김종호는 "컴파운드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다 따기로 약속했는데, 한 개만 획득해서 송구스럽다"면서도 "이 금메달을 통해 컴파운드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양궁은 2일과 3일 리커브 종목이 펼쳐진다. '자타 공인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리커브 대표팀은 금메달 5개 싹쓸이를 목표로 세웠다.

김종호는 "금메달을 따고 리커브 대표팀에 배턴을 넘기게 됐다. 리커브 선수들도 이 금메달의 기운을 받아 산뜻하게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김종호는 두 다리를 쭉 펴고 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불면증이 있다. (양궁 선수의 직업병으로) 경기가 잘 안되면 머리가 아프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편하게 잠들 것 같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