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내려놓으려던 소년, 컴파운드 새 역사…김종호의 금빛 반전[AG]
고1 때 리커브에서 컴파운드로 종목 전환
남자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때 양궁을 그만두려 했던 선수가 한국 남자 컴파운드의 새 역사를 썼다. 리커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고등학교 1학년 때 활을 내려놓을 생각까지 했던 김종호(32·현대제철)가 주인공이다.
김종호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총 15발 중 14발을 10점에 쏘며 장청웨이(대만)를 149-145로 제압했다.
이로써 김종호는 2014 인천 아시아 대회에서 컴파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남자 선수 최초로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주인공이 됐다.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에서는 2014년 최보민이 금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지만 남자 개인전에서는 항저우 대회 때 양재원이 획득한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 컴파운드의 이정표를 김종호의 시작은 지금과 달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리커브로 양궁을 시작한 그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고,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1년에는 활을 내려놓는 것까지 고민했다.
그때 코치진이 김종호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권유한 것이 컴파운드 전향이었다. 김종호는 이후 “리커브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컴파운드가 내게 더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종목을 바꾼 뒤 김종호의 양궁 인생은 달라졌다. 컴파운드가 국내에 자리 잡기 시작하던 시기에 개척자로 활약했고, 2015년 세계선수권과 유니버시아드에서 국제무대 정상에 올랐다. 특히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남자 단체전에 이어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보였다. 2014 인천 대회 때는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내부 선발 점수에서 4위에 그쳐 개인전과 단체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최용희, 홍성호와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이 인도를 슛오프 끝에 꺾고 정상에 오른 경기였다.
그러나 이번 금메달까지 순탄하게 달려온 것은 아니다. 김종호는 한때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순위가 20위권까지 떨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올해 대표 선발전에서는 다시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종 1·2차 평가전에서 합계 1위를 차지하며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 컴파운드에서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는 김종호와 최용희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김종호는 자신의 아시안게임 경력을 새로 썼다.
개인전에서 차례로 강호들을 꺾고 결승에 오른 뒤 마지막 금빛 과녁을 명중시키며 한국 남자 컴파운드 최초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15발 가운데 14발을 10점에 꽂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로 한국 선수단의 26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앞서 남자 단체전에서 인도에 패하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던 아쉬움도 개인전에서 털어냈다. 단체전에서 놓친 금메달을 개인전에서 되찾은 셈이다.
활을 내려놓으려 했던 소년은 컴파운드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거쳐 마침내 개인전 정상까지 올랐다. 2011년의 종목 전환은 15년 뒤 한국 남자 컴파운드의 새 역사를 만드는 선택이 됐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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