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인 뼈아픈 '0점', 봉서린이 만회…눈물 펑펑 "다음엔 웃을게요"[AG]
단체전서 양지인이 21번째 발 '0점' 쏘는 치명적 실수
봉서린 '깜짝 활약'으로 은메달
- 안영준 기자
(도요타=뉴스1) 안영준 기자 = '에이스'답지 않은 실수를 한 양지인(우리은행)도, 이를 만회한 '맏언니' 봉서린(광주광역시체육회)도, 모든 과정을 함께한 오예진(기업은행)도 눈물을 쏟았다. 한동안 인터뷰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울었던 이들은 "다음에는 웃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봉서린, 양지인, 오예진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1735점을 기록, 중국(1743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25m 권총 대표팀은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국은 전날(27일) 완사에서 870점을 합작해 중국(868점)을 2점 차로 앞선 선두로 출발했다.
하지만 속사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에이스' 양지인이 21번째 발에서 격발이 늦어져 0점 처리되는 큰 실수를 범하면서 한국의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위기에서 '맏언니' 봉서린의 저력이 빛났다.
봉서린은 속사에서 292점을 쏘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단체전에서 극적인 은메달을 따내는 데 앞장섰다.
경기를 마친 세 선수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특히 자신의 실수가 마음에 걸렸던 양지인은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양지인은 "어제 결과가 나쁘지 않았기에 오늘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게 화근이 됐다"면서 "내가 3초 안에 쏘지 못하는 큰 실수를 했는데도 (봉)서린 언니와 (오)예진이가 잘 이끌어줬다. 고맙고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속상함과 동료들을 향한 죄책감에 울었다"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오예진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양)지인 언니 못지않게 나도 7점을 두 번이나 하는 실수를 했다"며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로 동료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생각에 슬펐다"고 털어놨다.
두 동생을 다독이던 봉서린의 눈가도 이내 촉촉해졌다.
봉서린은 "앞의 두 동생이 어떤 점수를 냈는지는 모르고 사격에 임했다"며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가 후회 없이 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단체전을 앞둔 전날 밤 세 선수가 나눴던 이야기도 전했다.
봉서린은 "어젯밤 '너희와 함께해서 정말 행복하고 다행'이라고 메신저를 보냈더니 다들 '파이팅', '아자자' 등의 답장을 보내주며 의기투합했다"면서 "그리고 기대감을 안고 잠들었다. 그만큼 단체전에 진심이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다들 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움의 눈물을 쏟은 양지인은 이날의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단단해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음 빅게임에서는 이런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정신력을 더 단단히 하겠다"며 "오늘만 여러 번 우는데, 우는 모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한 봉서린에게는 은메달이 더욱 특별하다.
봉서린은 2023년 딸을 낳은 '엄마 사수'다. 출산 후 경기력이 크게 향상됐고, 5년 만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안게임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봉서린은 마지막으로 딸 이아윤 양을 향해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아윤아, 너를 낳고 나서 내가 더 열심히 했고, 덕분에 은메달도 목에 걸었어"라며 "나중에 커서 나를 자랑스러운 엄마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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