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경련'에도 단체전 金 서창완 "포기했다면 자책했을 것"[AG]
레이저런 도중 다리 경련·호흡 문제에도 끝까지 완주…경기 후 병원행
전웅태 "한국 근대5종 자신감 얻었다…LA 올림픽도 최선"
- 안영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레이스 도중 다리에 경련이 왔고, 마지막 사격에서는 총구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서창완(전남광주시청)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포기하면 동료들과 함께 바라봤던 단체전 금메달도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결승선까지 달렸다.
그렇게 끝까지 버틴 서창완의 투혼은 한국 남자 근대5종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이어졌다.
서창완은 21일 일본 나고야 라이브 나고야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주최 금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근대5종 대표팀 동료들과 참석해 전날의 극적인 순간을 돌아봤다.
서창완은 지난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부에서 전웅태(강원체육회), 이종현(대전시청)과 함께 4779점을 합작했다.
한국은 중국(4768점)을 불과 11점 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은 이 종목 2연패였다.
금메달로 향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런에서 서창완은 한때 2위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며 개인전 금메달까지 바라봤다. 하지만 레이스 막판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근육 경련에 호흡 문제까지 겹치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개인전 5위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서창완은 멈추지 않았다. 전웅태가 2위, 이종현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상황에서 자신까지 최대한 높은 순위로 완주해야 단체전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창완은 "마지막에 몸이 한계에 도달했다. 다리에 쥐가 났고 마지막에는 사격을 하는데 총구도 보이지 않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그런 와중에도 (전)웅태 형과 종현이가 잘해줘서 나만 잘하면 단체전에서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고통을 참으며 끝까지 달린 서창완은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전웅태의 2위, 이종현의 3위에 서창완의 점수가 더해지면서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만약 서창완이 레이스를 포기했다면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서창완은 "포기했더라면 너무 미안했을 것이고, 나 자신을 자책했을 것 같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모든 힘을 쏟아낸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에 그대로 쓰러졌다. 곧바로 치료받아야 했기에 믹스트존 인터뷰는 물론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하루가 지난 뒤에는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서창완은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아 지금은 컨디션이 좋다"며 "1차 목표였던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힘을 쏟아 금메달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우승 여부를 확인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에도 약 25분 동안 공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단체전 순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각국 상위 3명의 개인전 점수를 합산해야 했는데 최종 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현장에는 혼선이 빚어졌다.
한국 선수들 역시 믹스트존에서 인터뷰할 때까지 자신들이 금메달을 땄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전웅태는 "경기 중에는 정신없이 내 앞사람만 봤다. 끝나고 나니 1등인가 싶었는데 감독님들도 말을 못 해주시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가 1등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중국 선수들이 환호하면서 울길래 '아, 은메달이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며 "그러다가 다시 우리가 1등이라고 해서 웃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뿐 아니라 전웅태가 개인전 은메달, 이종현이 동메달을 수확하며 경쟁력을 확인했다.
여자부에서도 성승민(한국체대)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이 계속 좋은 위치에 있다는 걸 보여드린 계기가 됐다"며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좋은 결과를 냈으니 자신감을 갖고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여자 개인전 우승 직후 "이제 나를 찾지 마시라"고 농담했던 성승민은 이날 자신의 발언을 떠올리며 멋쩍게 웃었다.
성승민은 "어제는 힘들어서 아무 말이나 뱉었나 보다"며 "지금까지 운동했던 게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은 마음에 그런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쉴 틈은 길지 않다. 그는 "일단 한국에서 잠시 쉬고 곧바로 10월에 열릴 전국체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