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는 건 전부 골판지"…도쿄 올림픽 침대, 나고야 AG서 재등장

싱가포르 트라이애슬론 선수, 골판지 침대 영상 SNS에 올려

루크 추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침대 위를 뛰며 내구성을 시험하는 '챌린지'까지 유행했던 '골판지 침대'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의 숙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싱가포르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루크 추아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사용 중인 숙소 내부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침대였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침대 프레임이 골판지로 제작돼 있었다. 숙소에 마련된 자전거 거치대 역시 골판지로 만들어졌다.

추아는 숙소를 소개하면서 "여기 있는 건 전부 골판지로 만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 등 현지 매체들도 추아가 공개한 영상을 소개하며 이번 아시안게임에 골판지 침대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추아가 머무는 곳은 이번 대회에서 논란이 된 나고야항의 컨테이너형 숙소가 아닌, 트라이애슬론 경기장과 가까운 아이치현 가마고리 지역의 호텔이다.

다만 추아는 골판지 침대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형 국제대회를 경험한 동료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크게 낯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2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올림픽 선수촌 미디어데이에서 공개된 대한민국 숙소에 골판지 침대가 설치되어 있다. 2024.7.23 ⓒ 뉴스1 박정호 기자

골판지 침대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2020 도쿄 대회 때 처음 등장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로 침대 프레임을 제작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골판지 침대는 폭 90㎝, 길이 210㎝로 제작됐으며 약 2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회 기간에는 여러 선수가 침대의 견고함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그 위에서 점프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고, 이른바 '골판지 침대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도쿄 대회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골판지 침대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선수촌에 설치됐다. 이어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선수단 숙소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대규모 선수촌을 새로 건설하는 대신 호텔과 컨테이너형 숙소, 크루즈선 등을 활용해 선수들을 분산 수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컨테이너형 숙소의 비좁은 공간과 시설 문제, 숙소와 경기장 사이의 긴 이동 거리 등을 놓고 각국 선수단에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머무는 컨테이너형 숙소도 논란이 됐다. 숙소에 설치된 침대 길이가 1m95㎝로 2m도 되지 않아 장신 선수들이 다리를 제대로 뻗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숙소와 관련해 "30년 가까이 국제대회를 다녔는데 말 그대로 역대 최악"이라며 "이렇게 기본도 안 돼 있는 선수촌 숙소는 처음 본다"고 비판한 바 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