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서 쪽잠·12시간 대기…'선수촌 없는' 日 아시안게임에 불만 폭주[AG]

비용 절감하려다…'無선수촌 운영'에 현장 혼란 확산
日선수단도 숙소 입주 지연…"대책 마련 시급"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사흘 앞둔 16일 일본 나고야항에 선수촌으로 쓰이는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정박해 있다. 2026.9.16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시작도 하기 전에 선수단 숙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고 컨테이너와 크루즈선 등을 숙소로 활용했는데, 입실까지 12시간 넘게 기다리거나 로비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각국 선수단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공식 선수촌을 건립하는 대신 기존 호텔과 컨테이너 숙소, 나고야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등 대체 시설을 선수단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숙박과 식사, 이동 등 선수단 운영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도 매체 '켈 인디아'는 17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태국 세팍타크로 국가대표팀이 숙소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바닥과 소파에 누워 있는 영상을 공유했다. 이들은 숙박 기록이 누락돼 크루즈선 로비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다른 영상에는 대표팀 단복 차림의 인물이 컵라면을 먹는 모습도 담겼다. 한 사용자는 선수들이 아침에 도착한 뒤 밤까지 숙소에 들어가지 못했으며, 기다리는 동안 음식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도 대표팀 일부 선수들도 나고야 도착 후 숙소를 배정받기까지 12시간 이상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종합격투기(MMA) 선수 바룬 산얄은 나고야에 도착한 뒤 숙박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이 누락돼 몇 시간 동안 여러 시설을 전전해야 했다고 밝혔다.

산얄은 "이들 시설 어디에도 음식이 없었다. 생수는 주지만 음식은 없었고, 어디에 가서 무언가를 살 수도 없었다"며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런 일이 인도에서 일어났다면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우리가 조롱거리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나흘 앞둔 15일 일본 나고야항 선수단 숙소로 마련된 컨테이너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2026.9.15 ⓒ 뉴스1 안은나 기자

컨테이너 숙소를 배정받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세면대에서 물이 새고 방이 지나치게 비좁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중국 매체 '극목신문'은 최근 컨테이너 숙소 내부를 "천장이 낮고 전체적으로 다소 비좁아 압박감이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에어컨이 1대밖에 없어 문을 닫으면 꽤 덥다"고 숙소 환경을 전했다.

컨테이너 숙소를 두고 "내 경험상 역대 최악"이라며 "신장이 2m가 훨씬 넘는 선수들이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다"고 비판한 정재용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의 발언도 해외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숙소뿐 아니라 이동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극목신문은 컨테이너 숙소와 크루즈선에 머무는 일부 선수들이 경기장까지 가기 위해 셔틀버스로 1시간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을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최국 일본 선수단도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미즈토리 히사시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회장은 17일 "크루즈선 선수촌이 열려 선수들이 입항 절차를 밟았지만, 그 과정에서 수 시간을 기다리는 선수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선수단의 숙소 배정과 관련해 "상당히 빠듯하게 진행되는 곳이 일부 있다"며 "하나하나 선수단과 상의하며 해결해 나가는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늘어난 참가자 수도 혼란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당초 약 1만 5000명의 참가자를 예상했으나 이후 참가 규모가 약 1만 7000명으로 늘어났다고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재일 조선인 스포츠 저널리스트 김명욱은 "각국에서 숙박과 식사, 이동을 둘러싼 불만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본 선수단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조직위원회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jwlee@news1.kr